대만, ‘자폭 드론’으로 中 위협에 맞서나

입력 2025-06-27 14:30 수정 2025-06-27 14:36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훈련장에서 드론을 시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만이 ‘자폭 드론’(무인기)을 자체 개발하고 인공지능(AI) 무기 전력을 강화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사용된 기종과 같은 시스템으로,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을 인접국에 수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만 국책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NCSIST)가 최근 현지 드론 제조업체인 선더타이거와 함께 자폭 드론을 개발한 뒤 실사격 시험과 인증을 완료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버킬’이라는 이름을 가진 자폭 드론은 미국과 독일의 합작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테리온의 AI 기반 공격 시스템과 카메라가 탑재됐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탱크와 해군 자산 등을 공격했을 때 사용한 것과 같은 모델이다.

오버킬은 조종사가 화면을 통해 드론에 달린 카메라를 보고 조종하는 1인칭 드론이다. 사전에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율 비행을 하는 대형 고정익 드론과는 달리 소형이다. 로렌츠 마이어 오테리온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T-90 M 전차를 격파하고 최근에 러시아 해양 시추선의 레이더를 파괴할 때 사용한 모델과 같은 능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FT는 대만이 중국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AI 무기 분야를 급속히 강화하고 있고, 그 신호가 자폭 드론 개발이라고 전했다. 마이어 역시 대만과 중국의 잠재적 전쟁에 ‘일대일’로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장기 공동 개발 계약을 맺은 NCSIST와 오테리온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자폭 드론을 만들 계획이다. 선더타이거는 오테리온과 드론 소프트웨어 구매 계약도 맺었으며 계약 물량은 최대 2만5000대로 알려졌다.

진 수 선더타이거 총괄 관리자는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부품을 원하지 않는 동남아시아 시장이 (자폭 드론을 수출하는 데 있어)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필리핀,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잠재적 고객으로 지목했다.

대만은 3년 전부터 군사용 드론을 국산화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시도했으나 아직은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고 있지 않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