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연계의 지원 사업은 오랫동안 창작 초연에 집중됐다. 그러다 보니 신작은 계속 만들어지지만 디벨로핑을 거쳐 레퍼토리로 살아남는 경우가 적었다. 이 때문에 근래 민간 극단과 무용단의 우수 초연작에게 재연 기회를 주는 지원 사업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올해 도입한 ‘쿼드 초이스-재연을 부탁해’도 그중 하나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는 2025-2026 쿼드 초이스 ‘재연을 부탁해’의 최종 선정작 5편을 지난 10일 발표하고, 내달 10일 첫 번째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우수한 창작 초연 작품이 다시 무대에 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 사업은 지난 3월 진행한 공모에 총 490개의 작품이 신청해 무려 98: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쿼드 무대에 올라갈 작품은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2025년 7월 10~12일), 콤마앤드의 ‘시뮬라시옹’(11월 18~23일), 니터의 ‘땅 밑에’(2026년 1월 27일~2월 8일), 창작집단 LAS(라스)의 ‘함수도미노’(2026년 2월 20~28일), 포스(FORCE)의 ‘마찰’(2026년 3월 12~14일) 등 5편이다. 무용, 서커스, SF, AI 등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작품들이 뽑혔다. 심의위원회는 “"동시대성과 실험성을 고루 갖추고, 단순 재연을 넘어 블랙박스 공연장 특성을 살려 대학로극장 쿼드와의 공동기획으로 레퍼토리화 가능성이 큰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오는 7월 10일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리케이댄스의 ‘올더월즈’는 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무는 파격적이고 세련된 안무를 선보이는 이경은 안무가의 신작이다. d;번 공연에는 베이비슬릭(BABYSLEEK) 등 유명한 스트릿댄서들이 다수 참여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