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12·3 불법 내란 계엄으로 군심이 흐트러져 있고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27일 인사청문회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용산 국방부 육군회관 첫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5·16 군사쿠데타, 12·12 군사반란을 언급하면서 “과거 역사 정리가 없었기 때문에 현대 문명사회를 살고 있으면서도 이런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척결 없이 소독약만 뿌리고 봉합해서 가면 곪아 터지는 부분이 생긴다”며 “도려낼 부분은 도려내야 새살이 돋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상필벌의 원칙에 의해 잘한 사람들은 상 주고 잘못한 사람들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군의 정신력과 상실된 자긍심 회복”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9·19 군사합의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한반도) 상황과 여러 여건을 조합해봐야 한다”며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어떤 것이 남북이 가장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지 최적화시키겠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를 이전 그대로 복원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합의 내용을 다시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다. ‘남북 간 적대 행위를 금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9·19 군사합의를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안 후보자는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한다. 아이젠하워가 중국, 북한과 대화해서 휴전하지 않았느냐”며 “소련도 닉슨이 개혁 개방의 길로 대화를 통해 이끌었다.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확대와 국방비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수동적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포지티브한 자세로 모든 것을 국익의 관점에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5선 국회의원으로 1961년 5·16 군사쿠데타 이후 64년 만에 지명된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 후보자다. 그는 “오늘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 후보자로서 이 자리에 섰다”며 “2008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 국방위원장 등을 지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 40여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익혀왔던 여러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참국방, 진정한 국방을 실현할 것”이라며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