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희 신임 국방부 차관이 27일 실용적 국방 협력을 통해 한국 방위 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포병·화력 분야 전문가로 꼽히며 신임 장관이 취임할 때까지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에 이어 장관 직무대행을 수행한다.
이 차관은 이날 용산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방차관 취임식에서 “인공지능(AI) 첨단기술을 활용해 압도적 군사력을 건설할 것”이라며 “K 방산 역량 강화와 방산 수출에 힘쓰고 장병들의 복무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 군은 한미동맹 기반의 억제 능력을 확고히 해야 한다”며 “동시에 국익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인 국방 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안보 환경은 국제질서 재편이라는 중차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며 “북한은 러·우 전쟁 파병 이후 러시아와의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는 가운데 핵과 미사일 능력을 진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차관은 “국민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군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며 “우리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전날 이 차관을 포함해 5개 부처 차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육군사관학교 46기인 이 차관은 경북 경산 출신으로 1990년 소위로 임관해 34년 동안 군 복무 뒤 지난해 중장으로 예편했다. 그는 군 복무 중 한미연합군사령부 화력처장, 28사단장, 국방부 정책기획관, 1군단장, 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등을 지냈다. 국방부 요직으로 꼽히는 정책기획관은 문재인정부 시기 맡았다. 최종 보직은 미사일전략사령관이다.
이 차관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할 때까지는 직무대행 맡는다. 5·16 군사정변 이후 민간인 출신 첫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안 후보자와 호흡을 맞춰 문민 장관을 보좌하는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12·3 비상계엄은 군이 지켜야 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 것”이라며 “그런 일을 막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지금도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충실하게 자기 직군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것을 훼손한 것에 대해서도 대단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김 전 차관은 “군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치가 개입하게 되면 본질을 깨트릴 수 있는 위험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