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횡령’ 후 필리핀 도주…18년 만에 국내 송환

입력 2025-06-27 11:28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된 피의자 A씨의 모습. 경찰청 제공

경찰이 18년 전 횡령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전직 은행원을 필리핀에서 강제 송환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40대 남성도 필리핀에서 붙잡혔다.

경찰청은 횡령 혐의를 받는 A씨(57)와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개설한 혐의를 받는 B씨(41)를 필리핀에서 붙잡아 27일 강제송환했다고 밝혔다.

국내 시중 은행에서 대출 담당 과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2007년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11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해 9월 행정 서류 발급을 위해 필리핀 이민청에 방문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인터폴 적색수배자라는 사실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기존 수배관서인 서울 방배경찰서가 A씨에 대해 구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된 피의자 B씨의 모습. 경찰청 제공

이날 같이 송환된 B씨는 2015년부터 공범 6명과 함께 필리핀을 거점으로 160억원 규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다수 개설·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올해 3월 한인 사건 처리를 위해 현지에 파견된 국내 경찰(코리안데스크)과 필리핀 이민청 경찰의 공조로 차량 미행 끝에 검거됐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B씨 송환을 끝으로 관계자들을 모두 검거했다.

경찰청은 검거된 피의자들의 송환을 위해 주필리핀 대사관과 함께 피의자의 송환 시기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준형 경찰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송환은 주필리핀 대사관과 필리핀 이민청, 코리안데스크가 합심해 검거 및 송환이 성사된 우수사례”라며 “앞으로도 범죄로부터 안전한 정의사회 구현 및 국제 치안 질서 확립을 목표로 국내외 공조 역량을 결집해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