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역사의 비극을 되새기고 피로 지킨 자유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간절한 기도가 부산 땅에 울려 퍼졌다.
부산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박선제 목사)는 25일 부산 대신교회(김무건 목사)에서 ‘2025년 제75주년 6·25 구국기도회’를 개최하고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나라를 지키신 하나님의 기적적인 은혜를 상기했다. 또 분열과 갈등을 넘어 애국과 희생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설 것을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다음세대를 향한 희망도 선포했다.
기도회가 열린 본당은 비장한 열기로 가득 찼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자유의 가치를 되새기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무릎을 꿇었다. 1부 예배시간에는 김무건 대신교회 목사가 말씀을 선포했다. 김 목사는 ‘6·25를 상기하자’(신 32:7)라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과거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스탈린의 야욕과 김일성의 오판 그리고 중공군의 개입으로 시작된 이 비극적인 전쟁에서 우리는 총 한 자루 제대로 없이 맨몸으로 맞서 싸워야 했다”며 “그러나 하나님은 이 민족을 버리지 않으셨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UN군의 참전을 이끄시고 낙동강 전선을 지키게 하신 기적적인 은혜를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진 특별기도 시간에는 윤순화 목사가 ‘부산 시정과 발전을 위해’, 박원규 장로가 ‘선교와 기독교 연합을 위해’, 김진태 장로가 ‘대한민국 안보와 번영을 위해’ 각각 기도하며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2부 순서에서는 각계의 격려와 축하가 있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영상 축사를 통해 6·25의 교훈을 되새기는 기도회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김성수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축사에서 “우리 사회는 지금 여러 변화와 도전 속에 있으며 국민 간의 갈등과 분열도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하나님께 간절히 구할 때 이 땅에 회복과 치유, 진정한 평화를 허락하실 것이다. 저 또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봉사하며 기도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수남 목사와 오순곤 장로의 격려사는 참석자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를 줬다.
기도회의 하이라이트는 김종후 목사의 ‘6·25 특강’이었다. 김 목사는 역사적 사실과 신앙적 해석을 넘나들며 6·25 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그는 “전쟁의 참상을 통해 우리는 공산주의의 잔혹한 실체를 똑똑히 봤고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 피로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흥남 철수 작전’을 언급하며 하나님의 기적적인 역사를 증거했다. 김 목사는 “10만명의 피난민을 태운 배가 단 한 사람의 희생자도 없이 무사히 도착하고 그 와중에 다섯 명의 새 생명이 태어난 기적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라고 선포했다.
김 목사는 통일 문제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왜 하나님께서 아직 통일을 허락하지 않으시는가”라고 질문을 던진 그는 “독일의 통일 사례처럼 압도적인 경제적 경쟁력이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은 남북한의 선의의 경제 경쟁을 통해 한국 경제를 세계 최강국으로 성장시키시고 그 힘을 바탕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도구로 사용하실 원대한 계획을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문윤수 준비위원장은 6·25 참전용사인 박선제 김갑덕 이재순 목사, 신옥균 장로에게 각각 선물을 전달하며 경의를 표했다. 이어 최인천 장로와 안광자 사모의 선창에 맞춰 모든 참석자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박선제 대표회장은 국민일보와 만나 “오늘 우리는 6·25 전몰군경과 애국시민의 고귀한 희생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다시 한번 분발하고 결단하기 위해 모였다”며 “이 기도의 불씨가 온 국민의 가슴에 번져나가 분열된 조국을 하나로 묶는 애국의 열정으로 타오르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