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도로 위를 누비는 택시들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달리는 교회’가 돼 복음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국 국제기드온협회 중부산캠프(회장 조종찬)가 ㈔부산 개인택시선교회(회장 안경섭)에 전도용 성경 2000권을 기증했다. 이번 기증은 일상 속 시민들에게 희망의 말씀을 전하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두 단체는 25일 ㈔부산 개인택시선교회 사무실에서 ‘전도용 성경 기증식’을 가졌다. 행사는 조용하지만 뜨거운 사명의 열기로 가득했다. 1부 순서에서 권일형 기드온협회 중부산캠프 교회사역부장은 기드온협회의 역사와 사역을 소개하며 “오직 무료로 성경을 보급해 더 많은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는 것이 우리의 유일한 목표”라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한국 국제기드온협회 중부산캠프 조종찬 회장은 감사 인사에서 부산 개인택시선교회 회원들을 향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조 회장은 “매일 수많은 승객을 만나며 삶의 애환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는 개인택시 선교회 회원분들이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달리는 선교사’”라며 “오늘 기증하는 이 성경들이 여러분의 손을 통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 돼 어두운 곳을 밝히고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귀한 도구로 쓰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력이 더 넓고 깊은 복음 전파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안경섭 부산 개인택시선교회 회장은 감사의 마음으로 화답했다. 안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성경 보급 사명을 감당해 오신 기드온협회 중부산 캠프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오늘 받은 2000권의 성경은 단순한 책이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하나님의 약속이자 희망”이라며 “부산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삶에 지친 우리 이웃과 도움이 필요한 봉사단체 등 적재적소에 잘 전달해 전국 방방곡곡에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는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이어진 2부 성경 기증식에서는 조종찬 회장이 안경섭 회장에게 전도용 성경 2000권이 담긴 상자를 전달하며 서로를 격려했다. 두 회장의 맞잡은 손은 복음 전파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한 굳건한 연대와 동역의 상징이었다.
행사를 마친 뒤 국민일보와 만난 조종찬 회장은 이번 기증의 배경과 한국 국제기드온협회의 사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우리 협회는 1899년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인 단체로 호텔 병원 학교 군부대 교도소 등 사람들이 머무는 곳 어디에나 무료로 성경을 비치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 다가가지 못했던 더 넓은 영역 즉 일상의 거리와 시민들의 삶으로 직접 들어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부산 시내를 종횡무진하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는 개인택시선교회와의 협력은 그 한계를 뛰어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확신했다”고 이번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부산 개인택시선교회는 1983년 8월 창립됐다. 택시 운전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활용해 승객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등 선한 영향력을 펼쳐온 단체다. 이들의 택시는 단순한 영업 차량이 아니라 때로는 상담실이 되고 때로는 기도실이 되며 이제는 ‘움직이는 서재’가 돼 도시 곳곳에 말씀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 선교회는 아스팔트 위를 달리는 택시에 실린 따뜻한 복음의 메시지가 팍팍한 시대를 살아가는 부산 시민들 곁으로 달려가 위로와 희망을 선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