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가 지난 25일 파리 패션위크에서 2026년 봄·여름(26SS) 컬렉션 ‘POLYPTYCH(폴립티크)’를 공개했다.
이번 컬렉션은 시간과 공간, 형식과 문화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디자인과 독창적 미학으로, 오리엔탈 퓨처리즘(동양적 미래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파리 16구 트로카데로 광장에 위치한 샤이오 국립극장에서 열린 이번 쇼는 에펠탑을 배경으로 예술적 조명과 실험적 음악이 어우러진 극적인 무대 연출로 송지오만의 전위적 감성을 극대화했다.
런웨이에는 브랜드 뮤즈인 에이티즈(ATEEZ)의 성화와 모델 배정남이 모델로 런웨이에 올라 각각 글로벌 K-팝 아티스트의 역동성과 카리스마를 더하며 현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성화와 배정남은 파리 패션위크 기간 동안 송지오의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를 방문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POLYPTYCH’ 컬렉션은 여러 패널이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회화 형식 ‘폴립티크’에서 영감을 받아, 해체와 조각의 조화를 통해 존재와 부재, 과거와 미래의 담론을 담아냈다.
바이어스 컷과 비대칭 드레이프, 공중에서 잘라낸 듯한 수직선과 패널, 몸을 감싸는 투명한 베일 등 송지오 특유의 실루엣이 돋보였다. 나무와 숲, 암석과 지층에서 영감을 얻은 원시적 갈색, 강렬한 붉은색, 미래적 메탈릭 컬러가 조화를 이뤄 독창적인 색채의 흐름을 완성했다.
소재 역시 다양성과 혁신성을 강조했다. 오가닉 워시드 코튼, 리넨, 보일드 울 등 자연 소재와 메탈릭 트위드, 광택감 있는 레더, 홀로그래픽 비닐, 초경량 첨단 신소재 등 혁신적 직물을 혼합해 다차원적이고 입체적인 질감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송지오만의 미래적이고 실험적인 실루엣이 한층 부각됐다.
1993년 설립된 송지오는 예술과 패션의 경계를 허무는 독창적 크리에이티브로 한국 패션계의 혁신을 이끌어왔다. 파리 마레지구 플래그십 스토어를 비롯해 프랭땅, 라 사마리텐 등 유럽 주요 백화점에 입점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7월에는 파리 우먼즈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어 세계 패션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