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전시청 ‘옛 대전부청사’, 시민 공회당으로 재탄생한다

입력 2025-06-26 15:10
옛 대전부청사를 시뮬레이션으로 복원한 모습. 대전시 제공

대전시의 첫 시청사인 ‘옛 대전부청사’가 시민들을 위한 새로운 공회당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시는 26일 대전사회혁신센터 커먼즈필드에서 첫 대전시청사 활용계획 설명회를 개최했다.

활용계획에 따르면 이 건물은 1937년 대전부(大田府) 최초의 도시계획시설로 건립된 ‘대전공회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공회당으로 바뀌게 된다. 건축물의 원형을 최대한 복원하면서 공회당이 지녔던 집회와 참여 정신,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계승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일제강점기 지역 유지들의 사교공간인 ‘구락부(俱樂部)’에서 출발한 공회당은 3·1운동을 전후로 지역 주민의 주권의식과 사회참여를 상징하는 공론장으로 발전했다. 공회(公會)는 참여와 집회, 공공성을 뜻하는 근대 신조어다.

당시 대전공회당 1층에는 대전·충남에서 생산된 각종 특산품들을 판매하거나 전시하는 산업장려관이 입주했다. 2층은 대전상공회의소 회원들이 중심이 된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됐으며 3층 대강당에서는 각종 집회와 공연, 영화 상영이 이뤄졌다.

시는 과거 대전공회당의 구조와 기능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1층부터 옥상까지 모든 공간을 활용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1층은 대전의 대표 지역 콘텐츠인 ‘꿈씨 패밀리’ ‘0시 축제’ ‘한화이글스’ 등 로컬 브랜드 중심의 F&B·디자인·출판 등의 크리에이티브 공간으로 조성된다.

2층은 1930~1940년대 대전구락부를 재현한 콘셉트 카페와 팝업 전시장을 운영하며, 3층은 공연·강연·공공집회 등을 할 수 있도록 350석 규모의 컨벤션홀로 조성할 계획이다. 옥상은 옥상공원을 만들어 시민 휴식 공간으로 개방된다.

설명회에서는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제언도 나왔다. 로컬바이로컬 대표 홍순연 박사는 “입주 브랜드를 대전만이 아니라 충남·충북·세종 등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로컬 브랜드 허브로 키워야 지속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시는 다음달 공공건축심의를 거쳐 설계공모에 들어간 뒤 착공을 거쳐 2027년 상반기 건물을 개관한다는 방침이다.

전일홍 시 문화예술관광국장은 “이번 계획은 고정된 안이 아닌 지역사회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 가능한 살아있는 계획”이라며 “중요한 것은 ‘하나의 건축물이 도시의 변화와 함께 역사를 이어간다는 의식과 그것을 위한 당대의 노력’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