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방위적인 도시 혁신에 나서며 국제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는 APEC 주요 회의가 열리는 보문관광단지 일원은 물론 도심과 관광지를 중심으로 교통, 환경, 관광 분야 등에 걸쳐 도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우선 보문단지 일원에는 자율주행 셔틀 도입을 위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국어 관광안내판과 야간 경관조명, 입체형 조형물 등을 설치하고 있다. 시는 향후 이 일대를 중심으로 컨벤션·숙박·관광·비즈니스 기능이 집약된 복합공간을 개발해 국제행사 유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권 역시 변화를 맞고 있다. 북천·남천 일대에는 수변 정비와 산책로 보강, 하천 환경개선이 진행 중이며, 첨성대·월정교·대릉원 등 역사문화자원과 연결되는 보행 동선은 걷기 좋은 거리로 재편된다.
주요 도로는 차선 재도색, 가드레일 교체, 안내 표지판 개선 등으로 도시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노후 담장과 간판 정비도 병행 중이다.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영문 표기와 통일된 간판 디자인을 적용해 시인성을 높이고, 구도심은 경주의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조화롭게 담아내는 도시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관광 서비스 부문도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 시는 ‘APEC 월드 음식점’ 150곳을 지정하고 다국어 메뉴판, 스마트키친 환경, 위생등급제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종사자 대상 외국어 및 친절서비스 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숙박업소 384곳에 대한 사전 점검과 정비도 진행되고 있다. 객실요금 사전 게시, 비상 대응체계 구축, 비품 교체, 다국어 통역기기 및 안내 매뉴얼 비치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도 국제행사에 걸맞은 공간으로 탈바꿈 중이다. 중앙시장과 성동시장 등에는 외국인 친화 환경 조성과 함께 상인 대상 위생·친절 교육이 이뤄지고 있으며, 포토존과 체험 부스, 미디어 안내체계를 도입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의 접근성과 편의시설도 대폭 개선된다. 불국사, 동궁과 월지, 황리단길 등에는 꽃단지 조성, 수목 정비, 화장실 리모델링, 주차공간 확충을 추진하고 야간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한 라이트업 프로그램과 미디어파사드 쇼도 준비하고 있다.
시민 참여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APEC 시민대학’은 국제회의 매너, 외국어 회화, 응급상황 대처법 등을 교육하며 현재 수백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또 자원봉사단 운영과 함께 매월 넷째 주 수요일을 APEC 클린데이로 지정해 범시민적 참여를 이끌고 있다.
이 외에도 APEC을 주제로 한 문화공연, 영상 공모전, SNS 챌린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2025 APEC 정상회의는 경주가 세계와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역사적인 계기”라며 “천년 고도의 품격과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이를 토대로 다음 1000년을 준비하는 도시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