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HD현대, LNG 증발가스 도시가스화 기술 세계 최초 실증

입력 2025-06-25 18:11
세계 최초로 LNG 증발가스를 육상 도시가스로 전환하는 기술 실증을 마친 관계자들이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현장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국선급 제공

한국선급(KR)과 HD현대가 건조 중인 LNG 연료 추진선에서 발생하는 증발 가스(BOG, Boil-Off Gas)를 육상 도시가스로 전환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다.

이번 실증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진행됐으며,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동화뉴텍, KR, 라이베리아 기국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 과정에서 실제 증발 가스를 회수해 도시가스로 활용하는 절차를 검증했다.

이 기술은 올해 3월 HD한국조선해양이 LNG 추진선 건조 중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 출발점이다. 이후 HD현대중공업과 동화뉴텍이 증발 가스 처리 설비를 개발했고, KR과 라이베리아 기국이 설계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을 검증하며, 실증에 나섰다.

LNG 연료탱크 내 LNG는 자연 기화되며 증발 가스를 생성하는데, 이는 탱크 내 압력 상승을 초래한다. 선박이 운항 중일 때는 연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정박 중이거나 건조 중에는 연료 활용이 어려워 기존에는 강제 연소하거나 대기 중 배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정박 선박에 대한 육상전원공급설비(AMP) 사용이 의무화되는 추세로, 증발 가스의 연소조차 제한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효과적인 처리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실증 결과, LNG 추진선 건조 시 선박 한 척당 약 50톤 이상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육상 도시가스로 자원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며, 향후 AMP 확대 등 항만 환경 규제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민 HD한국조선해양 상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 기자재업체, 선급, 기국 간 협업을 통해 제안 기술의 유효성을 입증했다”며 “친환경 조선 기술 개발을 지속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동렬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조선 현장에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도시가스로 활용한 세계 최초의 사례”라며 “조선·해양산업의 탈탄소화를 선도하는 기술적 이정표”라고 말했다.

박석균 동화뉴텍 상무는 “LNG 증발 가스 압축기 기술력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과 자원 재활용 가능성을 입증한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AMP 의무화에 따라 이 기술은 필수 설비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규진 한국선급 상무는 “LNG 추진선의 건조 및 정박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혁신적 사례”라며 “KR은 해운·조선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 지원과 검증에 지속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