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협의회(총무 제리 필레이 목사) 중앙위원회가 남북 분단 80년, 휴전협정 72주년을 맞아 “경색된 남북 관계의 정치·외교적 변화와 교회 차원의 기도와 연대, 북한 교회와의 교류 회복과 제재 완화를 위한 노력”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정의·화해·연합의 순례’를 주제로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서 지난 18~24일까지 중앙위원회를 연 세계교회협의회는 위기에 처한 세계 각국 상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교회의 관심과 협력의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다.
성명의 제목은 ‘평화와 사람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한 성명: 정의로운 평화를 위한 하나님의 때(Statement on Threats to Peace and People’s Security: A Kairos Moment for Just Peace)’이다.
성명에서 세계교회협의회는 “휴전을 한 남북의 전쟁은 공식 종료되지 않았기에 한반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군사적 긴장 지대 중 하나”라면서 “군사적 긴장과 핵전쟁의 위협은 여전히 지역과 전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1984년 ‘도잔소 평화 프로세스’를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통일·협력의 길을 모색해 왔다.
성명에서는 “그러나 최근 수년간 남북 공식 대화는 중단됐고 상호 신뢰는 크게 훼손됐다”면서 “특히 지난 3년간의 정책은 대화와 신뢰 구축보다 억지력과 대립을 우선시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꼬집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최근 새 민주 정부가 평화와 대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은 새로운 희망으로 지난 11일 한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확성기 선전 방송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긴장 완화와 소통 재개를 위한 첫 조치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한반도가 ‘정의·화해·연합의 순례 길(Pilgrimage of Justice, Reconciliation and Unity)’의 중요한 거점임을 재확인하며 전 세계 세계교회협의회 회원 교회와 에큐메니컬 파트너들에게 한반도의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기도와 연대, 구체적 행동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는 8월 10일에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참여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 총무가 8월 초 방한할 예정이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세계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 교회들과 협력해 지속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행해 달라”면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의 교류도 재개해 달라”고 제안했다.
또한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해 제재 및 여행 제한을 철회하거나 상당히 완화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한편 이 성명에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언급하며 민간인 피해와 인권 침해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전쟁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고 정의로운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독일 카를스루에에서 열린 11차 총회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이번 중앙위원회에는 158명의 중앙위원회 100명의 에큐메니컬 자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