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국 청년, 전쟁 위기 속 평화 위한 순례길 나서

입력 2025-06-25 16:02 수정 2025-06-25 16:31
평화순례 참가자들이 24일 광주 북구 '민주의 문' 앞에서 평화를 다짐하고 있다. KMC 제공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시대, 세계 감리교 청년들이 평화순례를 통해 화해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KMC·감독회장 김정석 목사)는 23일부터 28일까지 ‘개신교 한국선교 140주년 기념 세계감리교 청년리더십 평화순례’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전쟁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에게 세계 평화에 대한 기도와 연대를 요청하고 청년들의 지도력을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됐다.

세계감리교회는 2016년 제21차 세계감리교대회 ‘한반도평화를 위한 원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과 화해를 위한 역할에 주목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네 차례에 걸친 원탁회의와 지난해 열린 제22차 세계감리교대회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이 행사로 KMC와 연합감리교회(UMC) 세계감리교협의회(WMC) 40명의 청년은 사흘간 광주에서 파주로 이동하며 순례를 진행한다. 한국 미국뿐 아니라 인도 파라과이 푸에르토리코 등 15개 국가에서 참여했다.

평화순례 참가자들이 24일 광주 동구 광주YMCA에 모여 토론을 하고 있다. KMC 제공

참가자들은 1980년 민주화운동의 현장 광주 5·18기념공원에서 출발해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이 희생당했던 대전 골령골, 분단의 상징인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을 지난다. 이후 140년 전 복음이 전해졌던 선교사를 기리는 서울 양화진선교사묘역으로 마무리된다. 순례는 한국 현대사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아픔에서 희망으로 연결되는 여정이다.

평화순례는 해방과 분단 80년인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팔레스타인 등 여러 국가 순례로 확대될 예정이다. KMC는 평화순례를 이어감으로써 청년들의 평화 감수성을 향상시킨다는 방침이다.

목원대 3학년 최영지(25)씨는 “평화순례는 민족의 상처와 아픔에 공감하고 함께 위로하며 슬퍼하는 시간이었다”며 “여전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을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감리교신학대 2학년 박용민(23)씨는 “한반도에 모인 기독교 청년들의 실천과 평화가 세계의 평화로 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경동 감리교신학대 총장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된 개회 예배에서 ‘사랑은 행동’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유 총장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전쟁 폭력 차별 등으로 발생하는 고통을 피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목격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고통 중에 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찾고 그분과 함께 평화로 가기 위한 행동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