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울권과 따로 심사가 맞아”… 상급병원 심사권역 개편될까

입력 2025-06-25 15:50 수정 2025-06-26 10:09
제주국제공항 출발장에 도외 병원으로 가기 위해 환자 가족이 대여한 휠체어가 놓여 있다. 제주도민 입원 환자 중 16%가량이 육지로 원정 진료를 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정임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체계 개선방안 연구’에서 제주를 기존 서울권역에서 분리해 독립 진료권으로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권고가 나왔다.

25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차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와 형평성 제고를 위한 권역 재편 방안을 찾기 위해 실시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기존 11개인 상급종합병원 진료권역을 14개 권역으로 확대 개편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추가 제안한 권역은 제주권, 인천권, 충남 서부권, 충남 동부권이다.

기존 11개 권역은 서울권, 경기서부권, 경기남부권, 강원권, 충북권, 충남권, 전북권, 전남권, 경북권, 경남동부권, 경남서부권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3년마다 심사를 진행해 권역별로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하고 있다. 제주는 그동안 서울권역에 묶여 서울의 대형병원들과 경쟁해야 하는 구조였다. 2023년 제주대학교병원이 상급종합병원 공모에 첫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중증환자 진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가 컸다.

제주도는 이번 연구 결과로 내년에 있을 제6기(2027~2029) 상급종합병원 권역에 제주도가 단일 진료권으로 서울권역에서 분리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제주도 내 종합병원이 진료기능, 인력·시설·장비, 환자 구성, 의료서비스 수준 등 의료서비스 전반에서 심사 기준을 충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단 제주도는 보건복지부가 하반기 발표할 예정인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기준(안)’에 이번 연구 결과가 반영되도록 중앙정부와 협의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지정 가능성이 있는 도내 종합병원들과 심사를 대비한 체계적인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역별 의료 이용통계’에 따르면 전체 도민 환자(입원 기준)의 13~16%가 도외 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나가는 것으로 집계된다.

제주도가 2022년 도민 10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보건의료 인식조사’에선 36.8%가 도내 의료서비스 수준이 ‘미흡하다’고 응답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권 분리는 도민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지역완결적 의료 기반 마련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도내 종합병원들과 긴밀히 협력해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