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국기를 두른 시위자가 플라스틱 병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이 플라스틱 쓰레로 가득 찼다. 쓰레기를 가져다 버린 사람은 쓰레기 수거 노동자들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은 ‘돈’과 ‘근무 여건’ 때문이었다.
시위자들이 플라스틱 봉지에 가득 담아온 플라스틱 병을 하늘로 흩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은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근무 여건 악화와 재활용 매입 업체들의 매입가가 너무 낮다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가정집이나 공장, 사무실 등에서 쓰레기를 수거해 지역 재활용 공장에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시위자들이 광장에 가득찬 플라스틱병을 발로 차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의 환경미화 노동자들은 쓰레기 수거 차량이 가져가지 않은 재활용품을 직접 수거한다. 수거 차량은 주로 민간 계약업체나 지방정부가 운영해 음식물쓰레기 같은 유기물이나 재활용이 어려운 일반쓰레기 위주로만 수거하고 있다.
노라 파달라 콜롬비아 전국폐기물수거인협회(ANR) 회장은 “공장들이 우리가 수거한 폐기물에 대해 공정한 가격을 지불해주길 바란다”며 “콜롬비아 국민과 정부는 우리의 노력이 없다면 쓰레기 매립장이 이미 포화상태가 됐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모를 따라나온 아이들이 플라스틱병 더미 위에 앉아서 놀고 있다. AFP연합뉴스
호르헤 오스피나 ARAUS 폐기물수거협회장은 지난 두 달 동안 협회가 재활용 공장에 플라스틱 1㎏당 지불하는 가격이 약 75센트에서 50센트(한화 약 680원)로 줄었다고 밝혔다. 또 이런 가격 하락이 중국 등지에서 수입된 신규 플라스틱(신재료)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보다 더 가격이 떨어지면 콜롬비아의 매립지는 쓰레기로 넘쳐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약 100여명의 노동자들 중 일부는 쓰레기 사이에 눕는 퍼포먼스를 했다. AP연합뉴스
콜롬비아의 환경미화 노동자들 대부분은 월 350달러(약 47만원)인 법정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볼리바르 광장에 쏟아진 플라스틱 쓰레기 양은 약 15t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