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타격’ 진실은…트럼프 행정부, 의회 정보 브리핑 연기

입력 2025-06-25 08:31 수정 2025-06-25 10: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24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정보 브리핑을 예고 없이 연기했다. 미국의 공습에도 이란의 농축 우라늄이 파괴되지 않았다는 정보 당국의 초기 분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상원과 하원에 비공개로 지난 21일 이란 핵시설 공습과 23일 이란의 카타르 미 공군기지 보복 공격 등 최근 상황을 설명하기로 계획했다.

브리핑에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 주요 정보기관 수장들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갑작스레 당일 연기를 통보했다.

상원 브리핑은 26일로 연기됐다. 참석자 또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현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이다.

하원 브리핑은 이보다 하루 늦은 27일로 연기됐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X를 통해 “이스라엘-이란 상황과 관련한 최신 정보를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포르도 원자력 시설의 위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 사유를 밝히지 않고 브리핑을 연기한 상황에서 미 언론에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 요소는 파괴되지 않았다’는 내용의 국방부 산하 DIA 초기 평가 기밀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NYT와 CNN은 DIA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은 이란의 핵 개발을 수개월 정도 지연시켰을 뿐”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권한법에 따른 브리핑을 특별한 이유 없이 연기했다고 반발했다.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해외 무력 분쟁에 군사력을 투입하면 48시간 이내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마지막 순간의 연기는 터무니없고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그들은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인가. 왜 의회와 중요한 세부 사항을 논의하지 않는 것일까”라고 지적했다.

하원 민주당 코커스 의장인 피트 아길라 의원도 “의원들은 증거가 필요하며 세부 사항을 지금 당장 알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정보 브리핑 연기와는 별도로 민주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승인 없이 전쟁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탄핵 추진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앨 그린 하원의원은 “권력 분립을 무시함으로써 대통령 권한을 남용하고, 의회의 전쟁 선포 권한을 위헌적으로 침해해 미국 민주주의를 독재로 퇴보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하원의 이날 해당 안건 표결 결과 344대 79로 부결됐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