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사회 변화 이끌 혁신 도전 않으면 밀려날 것”

입력 2025-06-25 00:25 수정 2025-06-25 01:41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가 24일 제주도 제주시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래목회포럼 주최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강연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부흥할 수 있었던 것은 늘 혁신의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흥이 멈추는 시기는 공교롭게도 교회가 더는 그 시대에 혁신적이지 않을 때였습니다. 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킬 혁신을 고민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으면 밀려날 것입니다.”(김학중 안산 꿈의교회 목사)

AI(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에 맞춰 목회자들이 시대 변화를 앞서가는 혁신 감각을 기르는 일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목회 현장에 적용할 만한 혁신적인 디지털 미디어 활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동시에 목양이라는 인간적 돌봄 역시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미래목회포럼(대표 황덕영 목사)이 24일 제주도 제주시의 한 호텔에서 ‘리더십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콘퍼런스는 전날부터 2박 3일의 일정으로 열렸다. 주제는 ‘AI 혁신의 시대, 목회 리더십’이다. 콘퍼런스에는 전국에서 온 목회자 등 미래목회포럼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리더십 콘퍼런스’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는 모습.

김학중 꿈의교회 목사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목회 리더십’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앞으로의 미디어 생태계 변화는 그 흐름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가리라 본다”며 “AI가 주도할 이 변화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시대를 바꾸고 있다”고 현실을 진단했다.

김 목사는 목회 패러다임도 점차 디지털 목회로 변모하는 현실에 맞춰 목회자들이 세 가지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교회의 미래를 밝힐 비전(Vision)과 가치(Value)를 설득력 있고 명확하게 제시하고, 시대 변화를 앞서가는 혁신(Innovation) 감각을 기르며, 인간 대 인간의 돌봄(Pastoral care)에 집중하는 이른바 ‘V.I.P목회 리더십’이다.

김 목사는 비전과 가치 제시는 교회의 존재 이유를 명확히 정립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봤다. 이는 꿈의교회가 코로나 이후 집중한 미디어 사역의 성과에서 드러난다. 꿈의교회는 유튜브에 개설한 ‘미디어교회’ 채널 구독자가 22만여명에 이른다. 2013년 개설한 이래 지금까지 총 콘텐츠 조회 수만 6000만이 넘는다. 신앙은 있지만, 교회는 안 나가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를 대상으로 한 이 미디어교회를 통해 교회에 등록한 교인만 2500여명 정도다.

김 목사는 “2500여명 중 500여명 정도가 교회의 예배 현장으로 돌아왔다”며 “신앙이 회복돼 기존 교회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코로나로 현장 예배가 금지되고 미디어를 통해 예배를 드려야 하는 현실 속 교회가 무얼 할지가 아니라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 가를 고민한 결과였다”며 “그 답은 가나안 성도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교회 사역은 경기도 안산에 있는 교회의 지역적 한계와 물리적 공간도 극복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미디어교회 채널을 통해 예배가 진행되면 전 세계 30여 개국 50~60개 도시에서 접속한다. 김 목사는 또 “미디어교회 교인이 심방이나 목회적 돌봄을 요청하면 전국 어디라도 담당 목회자들이 찾아갔다”고 했다.

김 목사는 혁신 감각을 기르기 위해선 현재의 AI 기술을 수용하는 능력도 중요하다며 ‘주님AI’ 플랫폼과 협업 중인 사례를 들었다. 크리스천 청년들이 모여 만든 이 플랫폼은 자체 성경 AI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신앙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꿈의교회는 이 플랫폼이 지닌 신학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현직 신학자들을 연결해주는 등 여러 방식으로 협력한다.

김 목사는 “교회의 부흥은 혁신과 함께 갈 때 가능하다”며 “한국교회가 젊은 세대의 혁신을 무조건 ‘안 돼’하며 밀어내기보다는 건강하게 키워낼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목사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도 인간적인 돌봄 사역은 여전히 중요하다며 목회자들이 ‘변혁적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는 교회 구성원을 수동적인 수용자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자로 변화시키는 리더십이다. 동기부여를 통해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꿈의교회는 현재 교회 외부에 애완동물을 맡길 수 있는 공간을 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는데 교회 봉사를 처음 해보는 이들이 대부분 모였고, 이후 스스로 선교회를 꾸려 교회 밖 지역사회와 교류하는 일로 활동 폭이 넓어졌다고 했다.

김 목사는 “애완동물을 키우며 혼자 사는 성도분들 중에는 애완동물을 돌봐야 하는 문제로 교회에 나오기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며 시행한 사역이다”며 “이는 성도들의 현실에 맞춘 돌봄 사역이며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적인 공감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 후 참석자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목회 현장의 고민을 서로 나누며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제주 글·사진=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