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윤 정부 출신’ 송미령 장관에게 건넨 당부

입력 2025-06-24 15:46 수정 2025-06-24 16:19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정부 출신임에도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직접 자신을 반대하는 의견도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4일 유임 뒤 첫 국무회의에 참석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에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

강 대변인은 이어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 본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장관은 임기제가 아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임명권자 뜻 이상으로 유임된 분이 어떤 식으로 행보를 하고, 국민주권정부답게 국민의 불만이나 요구에 어떻게 응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업·농촌 정책 방향을 연구해오다 2023년 12월 윤석열정부 두 번째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12·3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회의인 줄 알았다면 안 갔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선 반대했다.

송 장관은 23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유임 발표와 관련해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별도 소감문을 통해 “그간 쟁점이 됐던 정책이나 법안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적극 재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