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정부 출신임에도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직접 자신을 반대하는 의견도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24일 유임 뒤 첫 국무회의에 참석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에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강 대변인은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
강 대변인은 이어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 본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그러면서 “장관은 임기제가 아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사항에 대해 임명권자 뜻 이상으로 유임된 분이 어떤 식으로 행보를 하고, 국민주권정부답게 국민의 불만이나 요구에 어떻게 응하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업·농촌 정책 방향을 연구해오다 2023년 12월 윤석열정부 두 번째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12·3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석했지만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회의인 줄 알았다면 안 갔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석열정부 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개정’에 대해선 반대했다.
송 장관은 23일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유임 발표와 관련해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며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별도 소감문을 통해 “그간 쟁점이 됐던 정책이나 법안에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춰 적극 재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