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K-건축’ 세계화 나선다

입력 2025-06-24 15:06 수정 2025-06-24 15:58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K-건축문화 종합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2030년까지 약 800억원을 투입해 국내 건축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지원한다. 대형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넓혀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서울 국제 도시공간 디자인상’을 신설해 혁신적인 국내 건축가를 세계에 알린다. 국제적인 건축가를 양성해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K-건축문화 종합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지원계획은 ‘글로벌 진출 기반 마련’, ‘국제 디자인상 제정’, ‘신진 건축가 육성’, ‘행·재정 지원’ 등 4대 분야 11개 과제로 구성돼 추진된다. 이를 위해 약 800억원이 2030년까지 집행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달부터 40여일간 용산구 신흥시장 클라우드, 강남구 웰에이징센터 등 시내 혁신 건축물 15곳을 직접 둘러보는 건축 기행을 했다. 건축가 19명과 만나 현장 의견도 들었다. 오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건축가들이 자신의 가능성과 창의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서울이 테스트베드이자 혁신의 플랫폼이 돼주겠다”며 “이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시민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우선 국제설계 공모에 국내 건축가들이 참여하는 비율을 70%까지 높일 방침이다. 대형 프로젝트에 해외 건축가가 당선되는 사례가 늘며 국내 건축가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공모 보상금을 1억원에서 3억원 이내로 높인다. 공모에 선정된 건축사무소에 전시와 홍보, 공공사업 협업 등도 지원한다.

서울 국제 도시공간 디자인상도 신설된다. 혁신적인 국내외 건축가를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것으로, 환경성·공공성·도시문화 등 국제적 의제를 반영한 도시공간이 수상 대상이다. 저명한 해외 건축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2027년 첫 수상작을 발표한다. 수상작은 2년마다 선정된다. 서울건축재단도 2027년 설립된다. 재단은 도시공간 디자인상과 시의 건축 행사를 총괄하며, 세계 건축계와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신진 건축가의 공모 참여 기회도 확대된다. 시는 아이디어 기획안으로 1차에서 심사 대상자를 추린 뒤 2차에서 설계 도면을 받는 ‘2단계 공모’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설계 도면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종이 없이 심사해 중소 건축가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시의 ‘디지털 공모 심사’도 자치구까지 확대한다. 또 신진 건축가로 참여를 제한하는 지명 공모를 매년 4차례 시행한다.

아울러 시는 공공 유휴공간을 건축가용 공유오피스로 활용할 예정이다. 우수한 건축물에 대해선 재산세를 감면하는 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