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바이오텍, 백신 한계 넘는 방역정책 제시

입력 2025-06-23 18:31

양돈업계의 최대 골칫거리인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으로 인한 연간 피해액이 국내에서만 3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기존 백신 중심의 방역정책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집단면역 시스템을 활용한 새로운 방역 전략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 축산 방역정책의 전략적 전환 집단면역시스템’ 토론회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선교 의원이 주최하고, 제이비바이오텍이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송대섭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PRRS 바이러스의 빠른 변이와 백신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집단면역의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

송 교수는 “양돈산업은 농업부문 생산액 1위 산업”이라며 “PRRS 바이러스는 변이가 빠르게 일어나 백신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 일정 비율 이상이 면역을 갖추면 감염률이 감소하고, 면역이 없는 개체도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단면역 전략의 핵심으로는 고초균(바실러스 서브틸리스) 포자 항원을 사료에 첨가해 경구투여 방식으로 돼지 전체에 면역을 형성하는 기술이 꼽혔다.

제이비바이오텍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공동 개발한 경구용 면역증강제 ‘임펄스 플러스’는 PRRS 바이러스 항원을 고초균 포자에 발현시켜 사료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농장 적용 결과, 자돈 폐사율이 20~25%에서 1~5%로 급감하는 등 집단면역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감염돈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을 단축하고, 배설되는 바이러스 양을 줄여 새로운 감염 가능성을 낮춘 결과로 해석된다.

민희태 KIST 책임연구원은 “고초균 포자 항원 발현 기술은 바이러스 변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사료에 첨가해 모든 개체에 일괄적으로 면역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식 제이비바이오텍 대표 역시 “기존 백신의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사료 첨가를 통한 집단면역이 PRRS 극복의 대안으로 절실하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양돈업뿐 아니라 양계 등 가금산업에도 집단면역 시스템 적용 가능성이 제기됐다.

송치용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은 “양돈의 PRRS와 PED를 극복하는 원리를 양계에도 적용한다면 생산성 저하 질병 문제 해결과 항생제 사용 저감,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 방역과 과장은 양돈산업과 관련된 주요 질병인, PRRS, PED 등 발생 현황과 방역내용에 대해 해외의 주요 대응전략 등을 토대로 방역관리 개선 대책의 주요 방향을 제시했다.

개선안으로는 발생정보 공유 강화, 진단 강화, 방역사각 관리 체계 구축, 청정화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