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 3연속 마스터스 제패… 페이퍼 렉스, 첫 국제 대회 우승

입력 2025-06-23 16:10 수정 2025-06-23 16:26
PRX 선수단. 라이엇 게임즈 제공

퍼시픽 리그 3번 시드로 마스터스 토론토에 참가한 페이퍼 렉스(PRX·싱가포르)가 팀 사상 첫 국제대회 정상에 올랐다.

PRX는 22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에너케어 센터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론토 결승전에서 프나틱(EMEA 1번시드)을 상대로 3대 1로 승리해 우승컵을 들었다.

발로란트 e스포츠 초창기부터 퍼시픽 권역의 강호로 이름을 날렸던 PRX는 국제 대회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다. 올해 마스터스 토론토도 가시밭길의 연속이었지만 끈기 있게 위기를 헤쳐나가며 팀 창단 처음으로 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MVP 타이틀은 이번 마스터스 토론토 내내 압도적인 성과를 낸 ‘포세이큰’ 제이슨 수산토에게 주어졌다.

퍼시픽 지역은 지난해 마스터스 상하이에서 우승한 젠지를 시작으로 올해 초 마스터스 방콕에서 우승한 T1, 그리고 이번에 PRX까지 3연속 마스터스 우승팀을 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PRX의 이번 우승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PRX는 VCT 퍼시픽 킥오프 승자조 2라운드에서 T1에 1대 2로 패해 패자조로 추락한 데 이어 패자조 2라운드에서 데토네이션 포커스 미(DFM·일본)에 0대 2로 패배하면서 조기 탈락했다. 이후 퍼시픽 리그인 ‘스테이지 1’에서 알파 그룹에 배정된 이들은 초반에 1승3패까지 내몰리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위태로운 처지였다.

하지만 PRX는 가까스로 합류한 플레이오프부터 서서히 기량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패자조 1라운드에서 T1을 2대 1로 꺾었고 붐 e스포츠와 DRX를 연파하면서 3위 안에 드는 데 성공, 어렵사리 토론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마스터스 토론토에서는 팀 헤레틱스(EMEA 2번시드)를 꺾은 뒤 젠지를 만나 0대 2로 졌지만 팀 리퀴드(EMEA 3번시드)를 잡아내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끈질긴 인내로 살아남은 PRX는 다른 권역의 강호들을 척척 잡아냈다. 1라운드에서는 G2 e스포츠(아메리카스 1번시드)를, 2라운드에서는 마스터스 2회 우승팀인 센티널즈(아메리카스 2번시드)를 완파했다. 승자조 결승에서는 이번 대회 최고의 돌풍 팀인 울브즈 e스포츠(중국 3번시드)까지 셧아웃시키면서 승승장구했다.

PRX는 결승전에서 매 세트 풀 라운드를 치를 정도로 접전을 펼쳤지만 세트 막바지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1세트에서 전반 5라운드부터 8개의 라운드를 연이어 챙기며 8대 4로 앞선 이들은 후반에 프나틱에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제이슨 수산토(오멘)가 활약하면서 13대 11로 승리했다.

2세트에서는 4번의 연장전 끝에 15대 17로 패했다. 그러나 PRX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세 번째 전장인 ‘펄’에서 전반을 5대 7로 뒤처진 채 후반에 들어간 이들은 공격 진영에서 뛰어난 호흡을 뽐내면서 상대에게 3개의 라운드만 내준 채 13대 10으로 승리했다.

우승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이끈 PRX는 ‘로터스’에서 또 한번의 연장전 끝에 승리, 창단 첫 발로란트 e스포츠 국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우승한 PRX는 35만 달러(4억 8000만원)와 발로란트 세계 최고 권위 대회 챔피언스 진출에 필요한 챔피언십 포인트 7점을 얻었다. 준우승팀 프나틱은 20만 달러(2억7300만원)와 챔피언십 포인트 5점, 3위인 울브즈는 12만 5000달러(1억 1000만원)와 챔피언십 포인트 4점 등 순위에 따라 상금과 챔피언십 포인트가 차등 지급됐다.

국내 유일한 마스터스 토론토 진출 팀이었던 젠지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프나틱을 2대 1로 격파하면서 승자조 4강에 진출했으나 울브즈와 G2에 연달아 패배해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