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고교서 재학생 3명 숨진 사건…교육청, 특별감사 착수

입력 2025-06-23 13:22
부산시교육청 전경. 부산시교육청 제공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최근 재학생 3명이 잇따라 숨진 사건과 관련해 부산시교육청이 특별감사에 착수한다. 교육청은 장례 절차 종료 이후 학교 측과의 공식적인 조율을 거쳐 본격적인 현장 조사를 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은 23일 “해당 학교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마치는 대로 감사반을 구성해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교사 채용과 수업 운영, 학교 운영 전반의 의사 결정 구조, 최근 수년간의 민원 및 감사 요청 내역 등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특히 이 학교가 장기간 사학재단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임시이사 체제와 기존 이사 체제가 반복됐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 체계의 불안정성이 교사 인사와 수업 연속성에 영향을 미치고, 학생 교육 환경 전반에 혼란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예술계 특수학교로서의 특성도 감사의 주요 고려 대상이다. 시교육청은 전공 수업의 안정성과 심리 정서적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 제도 개선 여부도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해당 학교에 장학사를 파견해 집중 관리 중이며, 유관 기관과도 후속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계 고등학교는 실기 중심의 전공 교육이 학생의 진로와 정체성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전공 교사의 연속성과 수업의 전문성, 인사 절차의 투명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강사 교체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수업 환경이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앞서 부산교사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예술계 고교는 단순한 교과 수업이 아니라 학생의 미래를 결정짓는 진로 교육이 핵심”이라며 “강사 고용의 안정성과 학생 심리 지원 체계를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도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해당 학교 내에 특별상담실을 설치하고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진행 중이다. 자살예방센터와 정신건강 전문의 등 외부 전문가도 함께 투입돼 학생 보호에 나선 상태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제도 개선 조치를 검토하고, 학교 운영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도 점검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