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고성선 목사)연합회가 6.25 전쟁 75주년을 사흘 앞둔 22일 서울 중구 한맹교회에서 열린 나라사랑기도회에선 분단의 땅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다짐이 선포됐다. 예용범 일산제일교회 목사가 “닫힌 북녘 땅에 생명을 전하게 하소서”라고 외치자 기도회에 참석한 연합회 신도들이 따라 외쳤다. 연합회는 7년째 나라사랑기도회를 열고 있다.
이날 설교를 맡은 예 목사는 ‘한 어린 소녀’(왕하 5:1~6)를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예 목사는 “포로 소녀가 민족의 원수라는 경계를 초월해 믿음을 전했기에 역사가 시작됐다”며, 강도 만난 자를 피하지 않은 사마리아인처럼 행동하는 믿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듭나고 나니 크고 화려한 것보다 작고 연약한 것에 마음이 가게 되었다”는 고백과 함께 자신의 탈북민 사역 경험을 소개하며 북한 선교 동참을 요청했다.
설교 후에는 김은태 목사의 사회로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가 진행됐다. 첫 기도자로 나선 조완제 목사는 “남북 통일도 평화 통일, 복음 통일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장찬호 목사는 연합회 산하 교회의 부흥을, 박흥윤 목사는 “우리의 복지가 우리에게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이 전파되는 통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권호섭 한맹교회 목사는 기도회 이후 인사말을 건네면서 역사적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는 6.25 직전 주한미군 철수를 지지했던 여론 등 해방 직후의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안일함 그 자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 목사는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도뿐”이라며 “기도가 전쟁을 막고 하나님이 이 나라를 지켜주시도록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맹교회는 이날 기도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위해 떡과 음료를 대접하며 섬김을 실천했다.
이날 기도회에 매년 참석한다는 윤분순(73)씨는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나라를 위해서 기도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씨는 “기근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들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며 “그곳에도 주님의 복음이 전해져서 빨리 평화 통일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 정부의 지도자들이 진심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