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버틴 맏형 최형우, 반등 시작한 호랑이

입력 2025-06-22 16:04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5 프로야구 KBO리그 경기에서 5회 3점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의 ‘맏형’ 최형우(42)가 나이를 잊은 듯한 활화산 타격을 펼치며 팀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주축 줄부상으로 고심이 컸던 KIA는 최형우가 큰 슬럼프 없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1983년생인 최형우는 올 시즌 최전성기에 버금가는 타격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타율 0.407, 장타율 0.721, 출루율 0.505, OPS 1.226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1위를 휩쓸었다. 2017년 5월 이후 8년 만에 월간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역대 최다(6회)이자 최고령(만 41세 5개월 24일) 수상이었다.

이달에도 최형우의 방망이는 매섭다. 그는 22일 경기 전까지 타율 0.324(244타수 79안타)로 리그 4위에 올라 있다. 전날 SSG 랜더스전에선 선제 3점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13호 아치를 그렸다. 최근 5경기 동안 7안타 3홈런 10타점의 화끈한 타격 쇼를 선보이며 ‘디펜딩 챔피언’ KIA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KIA는 시즌 초부터 김도영과 나성범, 김선빈 등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완전체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최근 10경기 6승1무3패, 시즌 첫 5연승에 성공하며 반등하는 모양새다. 37승2무33패로 승률 5할을 회복한 KIA는 5위 삼성 라이온즈(38승1무34패)와 승차 없이 4위로 올라섰다.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2025 프로야구 KBO리그 경기에서 5회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최형우의 꾸준함이 유달리 빛나는 시즌이다. 최형우는 2021년(87안타)을 제외하면 2008년부터 매 시즌 세 자릿수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올 시즌도 무난히 100안타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달엔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19시즌 연속 기록을 보유한 최정(SSG)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통산 안타는 2521개로 부문 1위 손아섭(NC 다이노스·2569개)을 추격 중이다.

그의 프로 커리어가 늘 화려했던 건 아니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한 차례 방출됐다가 경찰청 야구단에서 재기해 2008년 재입단했다. 그해 19홈런을 치며 ‘늦깎이 신인왕’이 된 이후 리그 간판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최고령 타격왕 등극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13시즌 38세 11개월에 타율 0.348를 찍었던 이병규 LG 트윈스 2군 감독이 타이틀을 갖고 있다. 최형우는 1999년생인 삼성 김성윤(0.355·1위), 1994년생인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0.343·2위) 등과 경쟁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