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역사 140년의 유산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선교기지 세계유산 등재 지방정부협의회’가 공식 출범했다. 20일 광주광역시 양림동에 위치한 기독간호대(총장 이정순)와 오웬기념각에서 열린 창립총회 및 출범식에는 전국 8개 지방정부 대표와 교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뜻을 모았다. 총회에서는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이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최원철 공주시장, 류규화 대구 중구청장이 부회장으로 함께했다.
협의회에는 광주 남구를 비롯해 공주시, 전주시, 김제시, 순천시, 목포시, 청주시, 대구 중구 등 선교 유산을 품고 있는 8개 지자체가 참여했다. 이번 연대는 한국 근대 선교의 발자취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복음의 가치와 도시 정체성을 함께 보존하려는 교회와 행정기관의 첫 공동 시도로 평가받는다.
총회는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규약 제정, 임원 선출, 운영 방식 논의 등으로 진행됐으며 협의회의 실무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어진 출범식은 오웬기념각에서 열렸다. 출범식은 바이올리니스트 강명진의 연주로 문을 열었으며 국민의례와 개막 선언, 협의회 소개 영상 상영으로 이어졌다.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 이정순 기독간호대 총장, 신평식 목사(한국교회총연합 사무총장), 정석윤 목사(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 회장) 등이 환영사와 축사를 전하며 협의회 출범을 축하했다.
김병내 초대 회장은 인사말에서 “양림동은 선교사의 헌신으로 세워진 도시이자, 한국 선교의 뿌리가 숨 쉬는 상징적 공간”이라며 “이제는 전국의 선교 유산 도시들이 함께 손잡고 복음의 유산을 세계에 알리는 사명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하게 되면 전국 8개 지역의 종교·역사·문화를 아우르는 통합 관광상품을 개발해 국제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며 “단순한 문화유산 보존을 넘어 한국 개신교 선교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사 후 참석자들은 ‘선교유적 세계유산 등재 성공 기원’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단체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이후 양림동 일대 선교 유적지를 함께 순례하며 복음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협의회 출범은 교회와 지방정부가 한마음으로 복음의 뿌리를 지키고 선교 역사 140년의 정신을 오늘의 행정과 공동체 속에 되살리는 뜻깊은 출발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음, 연합, 선한 영향력의 가치가 도시에 스며드는 구체적 모델로서 기대를 모은다.
광주=글·사진 김혁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