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신학자들이 인공지능(AI) 시대 인간의 미래를 놓고 세계적 석학 유발 하라리의 전망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들은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며 “기술은 영혼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은 20일 서울 양재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서 ‘유발 하라리의 인신(人神) 사상: 기독교 답변’을 주제로 월례포럼을 열었다.
하라리는 이스라엘 출신의 역사학자다. 그는 ‘호모 데우스’에서 인류의 미래가 ‘불멸 행복 신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하며 강력한 인공지능과 생명공학을 통해 인간이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숭실대 명예교수인 김영한 원장은 개회사에서 “인간이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는 하라리의 주장은 인간의 오만이며 창조주 질서를 거스르는 과학기술 기반의 제2의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김 원장은 특히 “기독교 신앙의 대답은 분명하다”며 “인간은 하나님 형상대로 창조된 피조물이며 자기 절제와 자기 비움을 실천하는 케노시스의 영성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요한 전 대전신대 대학원장은 “하라리는 신, 죄, 구원 같은 근본 개념을 배제한 채 진화를 통해 인간사를 해석한다”며 “이는 진리의 질문 없이 현상만 해석하는 유물론적 역사관”이라고 평가했다.
김종걸 침례신학대 교수도 “하라리는 모든 질서를 인간이 만든 허구로 본다”며 “자유의지와 양심조차 데이터로 환원하려는 시도는 철학적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는 창조에서 시작해 종말로 완성되는 일관된 세계관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설교를 맡은 김송수 동석교회 원로목사는 “AI 시대에도 구원 성령 기도 인도 내세에 대한 확신이 흔들려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