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8km의 강풍도 최혜진(25·롯데)의 상승세를 꺾진 못했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톱5’에 입상한 최혜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1200만달러)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최혜진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프리스코의 필즈랜치 이스트 코스(파72·660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으나 보기와 더블보기 1개씩을 범해 이븐파 72타를 쳤다.
중간합계 1오버파 217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전날 11위에서 공동 3위로 순위를 8계단이나 끌어 올렸다.
이날 3타를 줄여 단독 선두(중간합계 6언더파 210타)에 자리한 호주 동포 이민지(28·하나금융그룹)와는 7타, 중간합계 2언더파 214타로 2위에 자리한 세계랭킹 2위 지노 티띠꾼(태국)과는 3타 차이다.
2022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한 최혜진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아직 투어 첫 승을 신고하진 못하고 있으나 올 시즌 4차례나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멕시코 오픈과 US 여자 오픈에서 공동 4위, 마이어 클래식에서 단독 2위에 오르는 등 최근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5’에 입상할 정도로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날 3라운드는 시속 48km의 강풍과 섭씨 32도의 무더위 등 최악의 환경 속에서 치러졌다. 그럼에도 최혜진은 집중력을 유지해 타수를 잃지 않았다.
드라이버는 한 차례만 페어웨이를 벗어났고 퍼팅수도 26차례 밖에 잡지 않았을 정도로 발군이었다. 다만 아이언샷이 8차례나 그린을 놓친 게 아쉬웠다. 특히 7번 홀(파4)에서 범한 더블 보기가 뼈아팠다.
경기를 마친 뒤 최혜진은 “오늘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다. 대회 기간 중 가장 바람이 강했던 것 같다. 조금 피곤했지만, 침착하게 경기를 이어가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내일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뒤 한국으로 돌아가 조금 휴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출전한 대다수 선수는 난코스와 강한 바람 때문에 진땀을 흘렸다.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이민지, 호주교포 그레이스 김, 재미교포 앤드리아 리 등 단 세 명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민지는 이날 서있기 조차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에도 보기없이 버디만 3개를 솎아내는 초인적 집중력으로 선두 자리를 꿰찼다. 올 시즌 우승이 없는 이미지는 LPGA투어 통산 11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그는 “그동안 바람이 많은 환경에서 끊임없이 훈련했다”며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호주에서 자라서 바람 부는 환경에서 훈련할 기회가 많았다”라며 “4타 차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겸손한 마음으로 집중해서 마지막 4라운드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야마시타 미유(일본), 렉시 톰슨(미국)이 최혜진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이날 이븐파를 쳐 재미동포 노예림(23·대방건설), 이와이 치사토(일본), 리오나 머과이어(아일랜드)와 등과 함께 공동 6위(중간합계 2오버파 218타)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2라운드까지 공동 5위를 달렸던 이소미(26)는 이날 4타를 잃어 공동 10위(중간합계 3오버파 219타)로 순위가 내려 앉았다.
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방신실(20·KB금융그룹)과 황유민(22·롯데)은 나란히 4타씩을 잃어 공동 15위(중간합계 4오버파 220타), 공동 18위(중간합계 5오버파 221타)로 순위가 밀렸다. 전인지(31·KB금융그룹)와 이미향(32)은 공동 26위(중간합계 6오버파 222타)에 자리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