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래기용 공장?”…아우디, 6조원 들여 미국 간다

입력 2025-06-20 22: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157회 메모리얼 데이(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독일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가 미국 내 완성차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미국발 관세 압박과 무역 불균형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20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아우디는 미국 남부 지역에 최대 직원 4000명 규모의 조립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장 설립이 확정되면 늦어도 2028년부터는 미국 현지에서 아우디 차량 생산이 시작된다. 다만 공장 설립 여부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협상이 마무리된 뒤, 폭스바겐그룹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건설비는 최대 40억 유로(6조2941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아우디의 연간 순이익에 육박하는 규모다. 슈피겔은 아우디가 미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우디는 그간 폭스바겐이나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독일 업체와 달리 미국에 자체 생산기지를 보유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SUV 모델 Q5 역시 멕시코 공장에서 조립해 사실상 무관세로 수출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외국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각종 관세는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관세율이 52.5%까지 늘었다.

이 같은 관세 압박에 독일 자동차 업계는 다양한 우회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앞서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아우디의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공식화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테네시주 폭스바겐 공장 내에 아우디 라인을 함께 가동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