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강원 내륙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쏟아진 20일 경기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침수와 안전사고 등 피해 신고가 잇따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도로가 통제되고, 강원에서는 주요 댐이 방류에 들어갔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까지 폭우와 관련된 신고는 총 260건에 달했다. 맨홀 파손, 나무 및 전신주 전도와 같은 안전사고가 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호기 고장 167건, 교통사고 23건, 교통 불편 17건 등이 뒤를 이었다. 호우와 관련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고는 김포 지역에 집중됐으며, 부천과 시흥에서도 유사한 피해가 접수됐다. 김포시 양촌읍의 한 도로에서는 오전 한때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전면 통제됐고, 오산시에서는 쓰러진 가로수가 도로를 막아 긴급 안전 조치가 이뤄졌다.
소방 당국에도 72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인명 구조 1건, 배수 지원 4건을 포함해 나무 쓰러짐 등 기타 안전조치가 대부분이었다. 수원시 팔달구의 한 상가주택에서는 지하 침수가 발생해 약 20t가량의 물이 퍼내졌고, 과천의 한 주택 지붕 위로 나무가 쓰러져 시 당국이 조치를 맡았다.
강원 지역에서도 비 피해가 이어졌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20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대부분이 나무 전도와 관련된 사고였다. 철원과 횡성 등지에서 도로 위로 쓰러진 나무가 교통을 방해했고, 춘천에서는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져 난간을 들이받는 사고도 발생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수위 상승으로 이날 오후 1시부터 춘천댐 수문을 열고 초당 180t의 물을 쏟아내고 있다. 춘천댐은 오후 5시30분부터 방류량을 초당 300t까지 늘렸다. 한수원은 기상 상황을 고려해 오후 8시부터는 춘천댐 하류의 의암댐도 수문 개방해 초당 410t가량을 방류 중이다.
20일 오후 8시 30분 기준 누적 강수량은 김포 149㎜, 포천 143.5㎜, 용인 80㎜, 부천 72㎜, 화천 광덕고개 147㎜ 등으로 나타났다. 양주의 경우 한때 시간당 60㎜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기상청은 21일까지 중부 내륙과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50㎜의 강한 비와 함께 천둥·번개가 동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강원도는 이날 오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중장비 전진 배치 및 각 부서 간 실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 중이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