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이 20일 불발됐다. 이재명 정부 첫 인사청문회부터 청문보고서 채택이 미뤄지면서 여야 갈등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속히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으면 이재명 대통령에게 곧장 임명을 건의하겠다고 반발이 나왔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가 국민의힘이 채택 보류로 선회하면서 개회 15분 전 전격 취소됐다.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야당 정보위원들과 간담회 후 “이 후보자의 대북관과 안보관이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정원장으로서 적합한지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부분들이 제법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 초 정보위뿐만 아니라 국회 운영 전체와 관련해 정부와 민주당의 태도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오늘은 채택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여야는 간사 협의를 거쳐 다음 번 전체회의 날짜를 잡기로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오늘 아침 국민의힘 정보위원장과 간사가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원내대표 협상과 이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 이후 결정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첫 번째 인사 검증부터 쉽게 합의를 해줄 수 없다’는 원내지도부의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안보의 중차대한 인사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조차 저버린 무책임한 정치 술책”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은 “아무런 하자가 없는데 안보 수장인 국정원장 청문보고서를 채택을 하지 않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작태로밖에 볼 수 없다”며 “조속히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주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당은 대통령께 임명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