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1차관, 미 국방비 증액 시사에 “협의 진행해야”

입력 2025-06-20 10:50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미국 국방부가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20일 연합뉴스 TV에 출연해 “미국이 기본적으로 여러 국가에 국방비 증액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 문제를 상세하게 들여다보고 긴밀한 협의를 진행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국방부의 션 파넬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내온 답변에서 “우리의 유럽 동맹들이 우리의 동맹, 특히 아시아 동맹을 위한 글로벌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며 “그것은 GDP의 5%를 국방에 지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18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와 지난달 열린 제21차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언급한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에 GDP의 5% 수준을 국방비 지출의 새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는데, 아시아 동맹국에도 이를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국방예산은 61조2469억원으로 GDP 대비 2.32%다. 만약 국방비 지출을 미국이 시사한 대로 GDP 대비 5%까지 늘리면 국방예산이 132조원에 달하게 된다.

정부는 미국에 국방비를 꾸준히 늘려왔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아직은 미국이 구체적으로 요구한 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한국은 미국의 주요 동맹국 중 GDP 대비 국방비 비율이 매우 높은 국가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한반도 방위 및 역내 평화·안정에 필요한 능력과 태세를 구비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