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별미 도루묵이 여름에 왜…“온난화 때문”

입력 2025-06-19 16:28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이미지

동해의 겨울 수온이 빠르게 오르면서 계절 어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겨울철 별미로 알려졌던 도루묵이 여름철에도 잡히는 등 어획 시기와 어종 분포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충일 강릉원주대 해양생태환경학과 교수는 최근 열린 한 세미나에서 ‘강원 수산물 생산 감소와 연안환경 변화’ 주제 발표를 통해 동해가 서해보다 빠른 속도로 따뜻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1980년대 겨울철 경북 포항 앞바다의 해양 환경은 2010년 이후 강릉·양양·속초 연안까지 북상했다. 남쪽 해역의 따뜻한 환경이 점점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해양 온난화에 따라 잡히는 어종도 바뀌고 있다. 주로 11월과 12월에 잡히는 대표적 겨울 어종인 도루묵은 2021년 이후 여름철인 7~8월에도 어획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겨울철 제철 생선인 청어 역시 여름철 어획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 12월에 집중되던 멸치 어획도 계절에 관계없이 연중 이어지고 있다.

난류성 어종 가운데서도 반응은 엇갈렸다. 방어류는 1970년 연간 1000t 수준에서 2020년에는 1만t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지만, 한때 7만t에 달하던 살오징어는 1만t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교수는 “어획량은 줄고, 특정 어종이 집중적으로 잡히는 계절성도 흐려지고 있다”며 “해양 생태계가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2050년에는 어종의 다양성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