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한옥, 남산 카페, 한강버스 선착장 등을 활용해 현재 25곳인 공공예식장을 2030년까지 40곳 추가로 조성한다. 공공예식장을 최대한 확보해 예비부부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도 최대 100만원 지원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더 아름다운 결혼식 확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까지 결혼 지원에 37억원이 투입된다. 오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천정부지로 오른 예식장·스드메 비용과 웨딩 업체들의 지나친 상업성 추구로 결혼을 포기하는 ‘결포자’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바꿔야 할 때”라며 “서울이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울 강남의 민간예식장 비용은 대관료, 스드메, 식대 등을 합쳐 평균 3409만원에 달한다. 공공예식장은 대관료가 무료이거나 100만원 내외다. 스드메, 식대 등 부대비용을 더하면 1089만원 정도 소요된다.
시는 먼저 한옥과 한강의 노을 등을 배경으로 한 실외 공공예식장을 현재 20곳에서 40곳으로 확대한다. 북촌한옥마을 백인제 가옥, 남산호현당 등 한옥 4곳이 오는 9월부터 개방된다. 한성백제박물관 하늘정원, 서울숲 설렘정원 등 공원을 활용한 그린웨딩홀 9곳은 다음 달부터 차례대로 운영된다. 한강 서울수상레포츠센터 루프톱은 이달부터, 한강버스 선착장 5곳의 루프톱은 9월부터 결혼식장으로 활용된다.
실내 공공예식장도 5곳에서 25곳으로 늘어난다. 카페 ‘더힐스 남산’이 리모델링을 통해 9월 전용 웨딩홀로 탈바꿈한다. 인왕산·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는 중구 시티스퀘어 20층 카페 ‘마루’도 9월부터 주말에 한해 예식장으로 운영된다. 청년예술청 등 공연장·복지시설 7곳과 자치구·공공기관 건물 6곳도 웨딩홀로 사용된다.
시는 또 공공예식장에서 결혼하는 커플을 위해 스드메 비용을 내년 1월부터 최대 100만원 지급한다. 특별 건강검진비도 1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한다. 생활·육아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도 제공한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