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경기 1R 17언더’옥태훈, 상승 원동력은 2代에 걸친 스윙코치 덕…KPGA선수권대회 첫날 8언더

입력 2025-06-19 15:06
1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선두에 자리한 옥태훈이 13번 홀에서 이글 퍼팅을 성공시킨 뒤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쥔 채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 KPGA

옥태훈(27·금강주택)은 올 시즌 출전한 KPGA투어 8개 대회에서 5차례나 ‘톱5’에 입상했다. 2018년에 투어에 데뷔한 이후 올해 처럼 샷감이 뜨거운 적이 없었다. 우승이 없다는 걸 빼고는 흠잡을 데가 하나도 없다.

시즌 9번째 출전인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 원)에서도 옥태훈의 샷감은 푹푹 찌는 찜통 더위 이상으로 뜨거웠다.

1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 남-서코스(파71·7142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0번 홀(파4)에서 출발한 옥태훈은 보기는 1개로 틀어 막고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8언더파 63타를 쳤다. 오전조 출발 선수 중에서는 최상위다.

그는 직전 대회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때도 9언더파를 줄여 최근 2개 대회 1라운드 성적만 놓고 본다면 17언더파로 ‘넘사벽’ 스코어다.

대회를 마친 뒤 옥태훈은 “원래는 1라운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다른 흐름”이라며 “퍼트가 잘 되고 있다. 김규태 프로에게 퍼트를 배우고 있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 퍼트를 할 때 체중 이동과 중심을 잘 잡고 루틴이 무너지지 않으면서 스코어가 좋아지고 있다”고 선전 원동력을 설명했다.

퍼팅 코치 김규태는 옥태훈을 주니어 시절부터 지도하고 있는 김종필프로의 아들이다. KPGA투어서 한 선수가 2대에 걸친 스승들에게 지도를 받는 것은 옥태훈이 유일하다.

장염으로 흐트러진 컨디션과 샷감이 80~90% 가량 회복된 것도 첫날 불꽃타를 날린 원동력이다. 그는 지난 8일 끝난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때 걸린 장염으로 한동안 고생했다.

그는 “지난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 때 성적이 좋긴 했지만 이후 최종라운드까지 체력적으로 힘들었다”라며 “KPGA 클래식 때 샷이 좀 흔들렸다. 정교한 샷이 나오지 않아 실수를 종종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까 플레이할 때 기억해야 할 점들을 계속 까먹었다. 이러한 부분들을 가다듬고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고 했다.
1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에서 열린 KPGA선수권대회 1라운드에서 8타를 줄여 선두에 자리한 옥태훈이 기자회견장에서 질문에 답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KPGA

옥태훈은 5차례 ‘톱5’ 입상에도 우승이 없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너무 잘 하려고 했던 것 같다. 이제는 편안하게 경기할 것이다. 마지막 날에 찬스가 찾아오면 ‘놀러 나왔다’고 생각하면서 경기하려고 한다”며 “너무 집중한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도, 우리금융 챔피언십도 그래서 우승을 놓쳤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첫날 단독 선두에도 “컷 통과가 목표”라고 너스레를 떤 옥태훈은 “작년 공동 7위를 제외하곤 이 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면서 “사실 이 코스를 싫어했다. 장타자가 아니면서도 페어웨이가 좁은 게 이유다. 3년전부터 ‘쇼트게임으로 잘 해보자’라고 마음을 고쳐 먹은 뒤부터 자연스럽게 성적이 좋아졌다. 마음을 바꾸니까 에이원CC가 나를 받아주고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마지막 4개홀을 승부처로 꼽은 옥태훈은 “퍼팅이 좋아져 기대가 된다”라며 “마지막날까지 잘해보겠다”고 KPGA투어 생애 첫 승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옥태훈은 2022년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에서 1승이 있다.

양산(경남)=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