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지닌 서울 도심 교회들이 교회를 찾는 방문객을 환대하기 위해 별도의 봉사팀을 꾸리는 등 체계적인 손님 맞이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한규삼 목사)는 최근 충현안내팀(팀장 김희동 장로)를 조직했다. 안내팀은 교회를 방문하는 교회 관계자들과 새신자 등에게 70년 역사와 비전을 비롯해 2만1487㎡(6500평) 넓이의 부지에 세워진 교회 여러 건물을 소개할 예정이다. 안내 위원들의 안내를 받기 위해서는 이 교회 홈페이지에서 ‘교회탐방 예약’을 하면 된다.
무엇보다 교회를 가장 잘 아는 은퇴·원로장로들이 안내 위원으로 자원해 손님을 만나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안내 위원인 이상석 은퇴장로는 19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아름다운 예배당을 보러 온 손님들이나 우리 시스템을 견학하러 오는 교회도 적지 않았는데 체계적으로 안내하지 못해 아쉬움이 커 안내팀을 조직하게 됐다”면서 “일생 교회를 위해 헌신하다 현역에서 물러난 장로들이 안내 위원으로 봉사하기로 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종로구의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와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어머니 교회다. 각각 1885년과 1887년 설립된 교회에는 오랜 역사의 유산을 전시하는 역사기념관이 있다.
이들 역사기념관은 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과 외국인까지 즐겨 찾는 열린 공간이다.
2023년 11월 문을 연 정동제일교회 역사기념관은 매주 화·목·금·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19세기말부터 이어지는 교회와 한국 교회사를 엿볼 수 있는 역사기념관에는 사료를 설명하는 봉사자가 상주한다. 1897년 세워진 뒤 한국 현대사의 격랑을 이겨낸 벧엘예배당도 둘러볼 수 있다.
2019년 새 예배당을 완공하면서 1층에 마련된 새문안교회 역사관에는 1887년 호러스 G 언더우드 선교사 집에서 드린 첫 주일예배 기록부터 19세기말 당회록과 제직회의록, 교회일지와 주보, 새문안교우문답책 등 1000여 점의 사료를 전시하고 있다. 교인 봉사자를 통해 자세한 안내도 받을 수 있는 역사관은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주일에도 관람이 가능하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교회(권철 목사)도 언더우드 선교사가 1895년 설립했다. 이 교회도 2019년 ‘언더우드기념관’을 세우고 일반에 공개했다. 월요일을 제외하곤 문을 여는 기념관에는 초창기 한국교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사료가 다양한다. 이 교회에서 1㎞ 정도 가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도 갈 수 있어 두 장소를 함께 보는 것도 유익하다.
이치만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방문자에 대한 체계적인 안내와 환대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교회의 영적 유산을 나누는 사역”이라면서 “한국교회의 이런 시도는 선교 140주년을 맞아 더욱 의미 있는 실천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