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에 대한 경제적 논리와 정치적 셈법이 앞서는 시대, ‘복음’을 통한 통일을 외치는 이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에 울려 퍼진다. 부울경 지역 교회들이 연합해 준비하는 ‘2025 부울경 통일소망축제’가 오는 26일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사랑홀에서 열린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축제는 남북 관계가 경색되고 북한이 공식적으로 통일을 지우고 있는 현실에서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신앙적 해답을 모색하는 자리다. 주최 측은 “인간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통일을 준비해야 할 때”라며 “이번 축제의 핵심 메시지는 ‘복음으로 통일을 준비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축제는 ‘보다 듣다 기도하다’라는 3가지 핵심 주제 아래 다채롭게 진행된다.
첫 시간은 ‘보다 통일을 보고 체험하는 시간’에서는 다음세대들이 그린 통일 그림전, 킹덤스쿨 학생들이 영상으로 담아낸 통일에 대한 생각, 그리고 수영로교회의 지난 북한 선교 역사와 20개 북한교회 재건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통일의 비전을 눈으로 확인한다.
두 번째 시간은 ‘듣다 통일 선교 전략을 듣는 시간’에서는 하충엽 숭실대 교수가 ‘북한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코로나 이후 변화된 선교 환경과 탈북민 사역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한국교회가 나아갈 길을 조명할 예정이다.
마지막 시간은 ‘기도하다 복음통일을 위해 함께 무릎 꿇는 시간’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다. 이 시간은 다니엘기도회 및 많은 방송을 통해 간증을 들은 바 있어 우리에게 익숙한 뉴코리아교회(정형신 목사) 김은진 사모가 맡는다. 그는 북한에서 4대째 교인으로 숨어 신앙생활을 해왔다는 점에서 특별한 북향민이다. 김 사모의 인도로 부울경 연합 통일 기도회가 열린다. 특히 이번 기도회는 코로나 이후 흩어졌던 탈북민 교회와 성도들이 다시 모여 연합 찬양팀을 꾸리고 기도를 인도한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더한다.
이은성 부산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운영위원장은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축제는 흩어진 공동체가 회복되고 연합하는 기적의 현장”이라며 “특히 흩어졌던 탈북민 교회들이 한자리에 모여 진실한 마음으로 찬양하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감동과 은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축제는 일회성 행사를 넘어 부울경 지역을 통일 선교의 새로운 중심으로 세우려는 장기적인 비전을 담고 있다. 주최 측은 부산 지역 교회들과의 연합을 통해 통일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 운영위원장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통일 이후 북한 군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군선교’가 개인적인 비전”이라며 “먼저 온 통일인 탈북민들과 동역하며 그날을 준비할 때 하나님께서 통일의 문을 여시고 한국교회를 통해 놀라운 일을 행하실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적 구호가 사라진 자리에 기도의 함성을 채우고 경제 논리를 넘어 복음의 능력으로 하나 되기를 소망하는 ‘부울경 통일소망축제’가 어두운 시대에 빛을 밝히고 한국교회에 통일을 향한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