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가 발로란트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또 역전패 당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특히 전장 ‘아이스박스’에서 잦은 역전을 허용한 데에 “뒷심 부족” “팀원 간의 판단이 엇갈렸다” 등의 평가가 선수단에서 나왔다.
젠지는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에너케어 센터에서 열린 발로란트 마스터스 토론토 플레이오프 패자조 2라운드에서 G2(아메리카스 1번시드)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1대 2로 패했다. 이로써 마스터스 통산 2회 우승을 노렸던 젠지의 꿈이 좌절됐다.
꼼꼼하고 세심하던 젠지의 에임이 이날은 유독 빗나갔다. 선수단의 움직임은 경직된 모습도 종종 보였다. G2가 잘 다루는 총기 ‘스팅어’를 손에 쥐었을 땐 옴짝달싹 못 한 채 무너지곤 했다. 이렇다 보니 첫 전장인 ‘로터스’를 비롯해 유리했던 마지막 세트인 ‘아이스박스’에서도 경기를 리드하다가 역전을 허용했다.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텍스처’ 김나라는 “아이스박스에서 4번째 역전을 허용한 건 뒷심 부족이 맞다. G2가 우리보다 훨씬 잘했고 우리가 못했다. 아쉽다”며 “이기고 있었지만 계속 긴장이 됐다. 베테랑 선수들이 (신인 선수를) 더 이끌어줘서 이번 경기에서 이겨줬더라면 도움이 많이 됐을 텐데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울 뿐”이라고 돌아봤다.
‘먼치킨’ 변상범 역시 “전장 ‘헤이븐’의 경우 우리가 같은 조합을 처음 만났다 보니까 G2를 어떻게 상대하는지 알아차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 보니 공격 진영에서 미흡한 부분이 나왔다”며 “아이스박스에서는 수비 때 (팀원 간의) 판단이 많이 엇갈렸다. 상대의 전략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린 게 패인”이라고 아쉬워했다.
토론토 여정은 끝이 났지만 젠지는 다음 달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e스포츠 월드컵(EWC)과 정규 시즌 격인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퍼시픽 스테이지2 등 여러 대회를 잇따라 치러야 한다.
젠지의 수장인 강근철 감독은 “EWC에서 당연히 우승을 노릴 것”이라면서 “EWC에서 많은 것을 테스트해보면 스테이지2에서 (전술, 밴픽 등) 팀 내의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국제 대회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발로란트 챔피언스다. 김나라는 “우리의 최종 목표는 챔피언스 우승”이라면서 “챔피언스에 진출하기 위해 남은 스테이지 2에서는 마음가짐을 완벽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충분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챔피언스도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