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됩니다” 트럼프 이란 군사 옵션 고려에 ‘마가(MAGA)’ 반발

입력 2025-06-18 08:09 수정 2025-06-18 08: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을 고려하자 열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의 전쟁에 미군을 보내지 않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지키고 이민자 단속 등 국내 이슈에 집중하라는 주장이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간) “가장 열성적인 MAGA 지지자들과 국가 안보 보수주의자들 사이에 이스라엘·이란 갈등을 두고 분열이 생겼다”며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신념을 오랫동안 지지해 온 일부 인사들이 트럼프가 중동에서 미국 역할 확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를 비판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군사 개입 시사 이후 강성 지지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과 ‘극우 스피커’ 스티브 배넌과 터커 칼슨, 찰리 커크 등이 연이어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배넌은 전날 칼슨이 진행하는 방송에 나와 “그건 단지 (보수) 연합체를 붕괴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 추방이라는 일마저 방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칼슨도 “이란 국민이 내 적이라고 나는 믿지 않는다”라며 트럼프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비판했다. 커크도 엑스에 “현재 외교 정책만큼 우파를 분열시키는 이슈는 없다”며 “우리의 추진력과 미친 듯이 성공적인 대통령직을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마가 지지층은 불법 이민 단속과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국내 현안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본다.

반면 전통적인 공화 보수주의자들은 이란 공격에 찬성하고 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데 “올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방송에 나와 ““폭탄을 제공해야 한다면 제공하고, 이스라엘과 함께 비행해야 한다면 함께 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마가 진영의 반발에 예민한 모습이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누가 저 괴짜 터커 칼슨에게 좀 설명해줘라.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라고 적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