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에 공병·군사건설인력 6000명 파견”

입력 2025-06-17 22:53 수정 2025-06-17 23:01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만나 인사하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쿠르스크주에 공병 병력과 군사 건설 인력 총 6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을 방문한 쇼이구 서기는 평양에서 김 위원장과 만난 뒤 러시아 매체 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영토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공병 병력 1000명과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망가진 기반시설을 재건하기 위한 2개여단 규모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한다.

쇼이구 서기는 양국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인들과 김 위원장이 우리나라에 보내는 형제적 지원의 일환”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 작업이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먼저 준비, 장비 관련 작업을 한 뒤 실질적 조치가 있을 것이다. 복구 작업은 지뢰를 제거하지 않고 시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앞서 러시아 쿠르스크에 전투 병력을 파견한 데 이어 이 지역 재건을 위한 병력까지 추가 파견한 것이다. 쿠르스크는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러시아 서남부 접경지다. 러시아는 지난 4월 말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하고 빼앗긴 영토를 탈환했다고 주장하며 북한 파병군이 이 과정을 도왔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정보국(DI)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북한이 쿠르스크에 약 1만1000명의 병력을 파견했고 그 가운데 절반이 넘는 6000명 이상이 사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산했다.

쇼이구 서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 지시를 받아 이날 평양을 방문했다. 쇼이구 서기는 안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방북했으며 양측이 러시아·북한 간 군사 교류, 특히 쿠르스크 내 상호작용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쇼이구 서기는 러시아와 북한에 쿠르스크 전투에 참전한 북한군을 기리는 기념비를 건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