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방관들이 미국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구조 활동을 벌였다. 현지 소방 당국은 이들의 침착한 대응에 “모든 소방관의 교본이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17일 소방청에 따르면 한국 소방관 5명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오후 10시50분쯤 미국 콜로라도에서 급류 구조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하던 중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역주행하던 트럭이 I-76 고속도로에서 차량을 들이받아 전복된 현장이었다. 트럭 운전자와 동승객이 반파된 트럭 내부에 갇힌 상태였다. 동승객은 의식까지 잃은 상황이었다.
소방관들은 즉시 차량을 갓길에 정차한 뒤 911에 신고했다. 전복된 트럭의 뒷유리를 통해 내부로 진입했다. 의식과 호흡이 없는 동승객을 우선 구조했다.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CPR을 이어가다 현장에 도착한 현지 소방대에 환자를 인계했다. 이 환자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다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사망했다.
한국 소방관들은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현장 통제에도 도움을 줬다. 그 결과 트럭 운전자는 현지 소방대의 구조 장비(유압 스프레더)를 통해 구조됐다. 차량 운전자는 자력 탈출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무사히 치료를 마쳤다.
구조 활동을 벌인 한국 소방관은 이기평·편영범·조인성 중앙119구조본부 소방장과 김영진 중앙119구조본부 소방교, 김구현 전남소방본부 소방위 등이었다.
현지 소방 당국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국 콜로라도 아담스 카운티 소방서는 “한국 대원들의 행동은 모든 소방관이 따라야 할 교과서 같은 대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즉각적인 CPR과 현장 통제 덕분에 신속한 구조 활동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김용헌 기자 y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