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해경에 해녀까지 총출동… “제주도 생존수영은 다르네”

입력 2025-06-17 15:19 수정 2025-06-17 15:30
지난해 제주의 한 해변에서 해경 특공대와 해양안전 전문 경찰관이 가르치는 생존수영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제공

올해부터 제주 초등학교 생존수영 수업에 인명구조자격증을 가진 해녀가 참여한다. 지난해 해군·해경과 바다에서 실전과 유사하게 생존수영 수업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해녀까지 지역 해양 자산을 활용한 ‘제주형 생존수영’을 본격 추진한다.

17일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1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해군 기동함대사령부와 서귀포시 법환어촌계가 일상복을 입고 하는 착의영 생존수영 교육을 진행한다.

수업을 듣는 학생은 서귀포시 도순초·법환초·강정초 5~6학년 100여명이다. 4일간 해군 기동함대사령부 수영장인 김영관센터에서 기본 교육을 받고, 5일째 법환해녀체험장에서 실습을 진행한다.

착의영 교육인 만큼 학생들은 수영복이 아닌 일상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간다. 물에 빠졌을 때 구조물을 잡거나 누워서 뜨는 법, 고무보트에서 바다로 뛰어내리는 법, 물에서 고무보트로 올라타거나 보트 위에서 물에 젖어 무거워진 사람을 건져 올리는 훈련 등을 하게 된다.

이는 실제 조난, 구조 과정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들이다. 고무보트 훈련에는 해군 해난구조대원 6명과 인명구조자격증을 취득한 해녀 3명이 참여한다.

이와함께 오는 23일부터 내달 중순까지 도내 10개 초등학교 5~6학년 379명을 대상으로 ‘제주 특화 연안안전교실 바다 생존수영’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학교와 가까운 바다에서 해경 특공대원들이 진행한다. 구명조끼 착용법, 구조장비 사용법, 일상복 차림으로 바다에 뜨기, 이동하기, 기본 응급처치 및 심폐소생술 등을 가르친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해군·해경과 체험 중심의 생존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어 올해는 해군·해경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참여 학교를 확대하고, 어촌계가 동참하는 교육을 새롭게 진행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교육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존수영 수업을 의무화했다. 1~2학년은 이론 2시간, 3~6학년은 이론과 실기를 합쳐 총 10시간이다. 교육은 학교 위치와 규모 등 여건에 따라 학교 수영장이나 지역 수영장, 해수욕장 등에서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이뤄진다.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법환해녀체험장은 실제 바닷물을 활용해 현장 재현도가 높고, 인공 구조물로 안전한 실습 환경을 제공해 생존수영 교육의 실질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설”이라며 “아이들이 실제 해양 환경 속에서 자기 자신과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제주형 해양 안전 교육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