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 때는 항상 팀에게 맞춰준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했어요. 젠지에 와서는 나 자신을 믿고 내 플레이를 해야겠다는 마인드로 경기에 임합니다. 이게 가장 큰 변화이지 않을까 싶어요.”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활약 중인 ‘폭시나인’ 정재성은 DRX에서 젠지로 이적하면서 스스로 플레이 스타일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정재성이 속한 젠지는 16일(현지 시간)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에너케어 센터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론토 플레이오프 승자조 2라운드에서 울브즈 e스포츠에 0대 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젠지는 오는 18일 패자조로 내려가 아메리카스 우승팀인 G2 e스포츠와 생존 싸움을 벌인다.
젠지 입장에서 너무도 아쉬운 결과다. 두 세트 모두 출발은 젠지가 좋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반전에서 경기를 주도하며 점수에서 앞섰지만 하프타임 이후 교전에서 잇달아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역전패를 허용했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정재성은 “‘스플릿’과 ‘선셋’에서 모두 역전당했다. 나도 많은 실수가 있었지만 팀적으로도 실수가 잦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서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들인데 경기 중에 나와서 매우 아쉽다. 이 부분들 빠르게 보완해서 다음 경기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팀과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첫 맞대결이었다. 정재성은 “울브즈 상대로 조합이나 전략을 생각했다. 특별히 무언가를 준비하진 않았고 평소대로 준비했다”면서도 “경기 중에는 우리가 두 세트를 모두 이기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급해지면서 실수가 많이 나왔고 상대방이 실수를 잘 파고들었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아쉽게 패배했지만 최근 젠지는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기세가 좋다. 특히 주전 5명 선수 모두가 고르게 활약 중이다. 정재성은 ‘팀원 간의 믿음’이 경기력 향상의 요인으로 봤다.
그는 “아무래도 다섯 명 모두 총을 잘 쏘다 보니까 교전을 더 잘 이기는 거 같다”며 “한 명이 졌을 때 다른 사람이 트레이드를 내주니까 서로 믿으면서 플레이하니 게임이 잘 풀리는 거 같다”고 말했다.
정재성은 최근 자주 활용하는 요원 ‘데드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번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데드록 5번, 킬조이 4번을 플레이해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정재성은 “데드록은 감시자 중에서 나 스스로 플레이메이킹을 크게 할 수 있는 요원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요원”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재성은 “이번 대회에서 프나틱 전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프나틱과 같은 플레이 스타일을 가진 팀을 처음 만나봤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만약 결승에 오르게 된다면 울브즈가 이 기세로 올라간다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 페이퍼 렉스(싱가포르·퍼시픽 3번 시드)를 만날 듯하다”고 말했다.
젠지가 올해 마스터스 토론토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통산 2회 우승을, 정재성은 처음으로 국제대회 우승 커리어를 쌓는다. 그는 “(나 스스로) 정점을 찍어보겠다. 꼭 우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