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열린 양자 회담에서 무역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전 세계 무역상대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한 뒤 90일간 유예한 이후 미국은 영국과 처음으로 무역 협상을 마무리 짓게 됐다.
두 정상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만나 무역 협정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서명한 협정문을 보여주며 “우리는 방금 이것(협정문)에 서명했다”며 “우리의 관계는 환상적”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도 “이 협정은 자동차 관세와 항공우주 분야에 적용되며, 매우 중요한 합의”라고 밝혔다.
백악관이 정상회담 뒤 공개한 ‘미·영 경제번영 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산 자동차 연간 10만대를 할당량(쿼터)으로 정해 10%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이 외국산 자동차에 부과한 관세율 25%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미국은 또 50%의 관세를 부과 중인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서도 영국이 공급망 보안 강화 등 미국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려 노력하는 조건으로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선 할당량을 정해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또 영국이 생산한 민간 항공기와 관련 제품도 관세를 전면 철폐하기로 했다.
이밖에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현재 진행 중인 의약품과 의약품 원료 관세와 관련해서도 영국산 의약· 의약품 원료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대 조치로 협상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의 조치에 대응해 영국은 미국산 소고기와 에탄올, 스포츠 장비 및 기타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100억 달러(약 13조 8000억원)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양국 정상은 지난달 8일 양국 정상이 전화 통화를 통해 무역 협정의 큰 틀에 대해서는 합의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각각 만나 관세 문제를 협의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