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에서 이란 비난…확전 자제 촉구 성명에도 서명 안 할 듯

입력 2025-06-17 08:30 수정 2025-06-17 08:3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알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담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나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회의에서 준비 중인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기로 했다. 또 자유주의 서방 국가 모임인 G7 정상회의에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참여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2기 취임 후에도 1기 때와 마찬가지로 G7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 앨버타주의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리고 있는 G7 회의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대화 전 이스라엘·이란의 무력 충돌에 대해 이란이 핵 협상을 지체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란 지도부를 향해 “그들은 대화를 원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진작에 그렇게 해야 했다. 나에게 60일이 있었고, 그들에게도 60일이 있었다. 그리고 61일째 되는 날 나는 ‘우리에겐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도 “간단히 말해서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나는 반복해서 말했다. 모두가 즉시 테헤란에서 대피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인명 낭비”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가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성명 초안에는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 상호 공격 중단을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는 한편, 이란의 핵 개발에도 반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취재진과 만나 이스라엘과 이란 무력 충돌에 대해 “긴장 완화에 대한 컨센서스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해야 할 일은 분명히 그걸 하나로 모으고 어떻게 이행할지 명확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서명하지 않을 경우 성명 발표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독일 정부 대변인 슈테판 코르넬리우스는 기자들과 만나 “중동에 대한 G7 성명을 발표할지는 미국 측에 달려 있다”며 “결국에는 문구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해당 문구는 모든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이날 중국의 G7 참여에 대한 기자 질의에도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 그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G7은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등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이끌어가는 서방 7개 선진국 그룹이다.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과는 성격이 전혀 맞지 않는 그룹이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G7에 있어야 한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그는 “G7은 (러시아가 빠지기 전까지) G8이었다”며 러시아를 그룹에서 제외한 것은 “매우 큰 실수”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푸틴은 G8에서 쫓겨났을 때 모욕을 당했기 때문에 다른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이후인 지난 2014년 3월 G8 회원국 자격이 정지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