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2027년 대만 침공은 계획 아닌 슬로건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지만, 대만군과 미군의 억지력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인도·태평양사령관 등 미군 지도부는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인 2027년 대만을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16일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데니스 블레어 전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최근 대만을 방문해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에서) 2027년은 결정적인 시점이 아니며 계획보다는 슬로건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인민해방군이 상당한 군사력 증강을 이뤘지만, 대만의 방어선을 돌파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미국의 지원을 받는 대만을 점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중국 공산당정권이 통일의 완성과 내전 종식을 약속하면서 수립됐기 때문에 대만에 대한 무력 침공이 실패하면 중국 내 공산당의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데니스 전 사령관은 “중국이 며칠 만에 대만을 점령하고 국제사회가 이를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이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매우 어리석은 오판”이라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은 국제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기 때문에 미국, 일본, 필리핀 등 국제질서를 지지하는 역내 국가들이 대만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 다른 국가들이 방어를 도울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대만이 강력한 자위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전 사령관은 “미국과 대만은 중국 인민해방군의 발전에 주의를 기울이고 군사력을 강화하며 억지력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군사력을 충분히 강화하면 전쟁 발발 가능성이 줄어든다”고 조언했다.
특히 대만이 연안 작전 등을 위해 무인 잠수정을 계속 배치하고 미국이 초음속 미사일과 같은 첨단 무기를 배치하면 미국과 대만은 2027년에도 전반적 군사력에서 유리한 균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 항공모함인 산둥함과 랴오닝함이 최근 서태평양에서 작전을 수행하며 제2도련선을 통과한 것에 대해선 대만, 일본, 미국의 정치적 양보를 강요하는 ‘포함 외교”의 일종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교전 중이었다면 이 군함들은 오래전에 격침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군의 역량에 대해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마찬가지로 대만군도 실전 경험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대만군의 군사훈련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강대국의 위협에 직면한 이스라엘이나 발트3국과 달리 긴장감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미군이 대만 방어를 반드시 도와줄 것이라는 식의 사고를 갖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