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력의 거포 안현민도 펄펄…다시 찾아온 중고 신인 전성시대

입력 2025-06-16 17:48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 KT 제공

프로야구 KT 위즈의 외야수 안현민이 연일 괴력을 선보이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는 안현민과 LG 트윈스의 좌완 송승기까지 중고 신인 활약이 돋보인다. 중고 신인이 뒤늦게 전성시대를 맞는 리그 역사가 재현될지 관심을 모은다.

안현민은 16일 현재 2025 KBO리그 41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9(152타수 53안타), 홈런 13개, 타점 43개를 기록하고 있다. 아직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지만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각각 공동 4위와 공동 9위를 달리고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1.128에 달하는데, 이중 장타율이 무려 0.697이다. 리그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안현민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3.61로 리그 전체 야수 중 두 번째로 높다.

안현민은 2022년 KT에 입단한 프로 4년차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으나 29타석 소화에 그쳤다. 올 시즌 19경기 타율 0.426(68타수 23안타)에 5홈런 18타점으로 퓨처스리그를 폭격했고, 지난 4월 다시 1군으로 올라섰다.

안현민은 전날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자신의 별명이 왜 ‘터미네이터’인지 증명했다. 그는 KT가 6-2로 앞선 5회 달아나는 투런 아치로 시즌 13호 홈런을 장식했다. 좌측 외야 관중석 2층에 꽂히는 비거리 130m짜리의 대형 홈런이었다.

LG 트윈스 투수 송승기. LG 제공

안현민과 신인왕 경쟁 양강 체제를 구축한 송승기 역시 5년차 중고 신인이다. 송승기는 현재까지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동료 임찬규(2.61)에 이어 국내 선수 중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리그 공동 7위에 해당하는 7승(4패)을 수확하며 LG 선발 마운드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선 고졸 신인이 비교적 강세를 보였다. 2017년 키움 히어로즈에 몸담았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시작으로 2021년 이의리(KIA 타이거즈)까지 5년 연속 고졸 루키들이 신인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신인왕도 고졸 신인 김택형(두산 베어스)이었다.

올 시즌엔 안현민과 송승기의 활약으로 중고 신인들이 타이틀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모양새다. 한때 중고 신인이 신인왕 타이틀을 독차지하던 시절도 있었다. KBO리그에서는 2008년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현 KIA)부터 2016년 신재영(은퇴)까지 9년 연속 중고 신인왕이 탄생한 역사가 있다.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인 양의지(두산)와 구자욱(삼성) 등 베테랑도 중고 신인왕 출신이다.

최원준 기자 1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