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학생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다가 적발된 사례가 연간 7000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2023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AI를 사용한 부정행위가 7000건으로 나타났으며, 학생 1000명당 5.1건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2~2023년 1000명당 1.6건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가디언은 영국 내 155개 대학을 대상으로 정보공개를 청구해 이 중 131개 대학으로부터 데이터를 확보했다. 가디언은 각 대학 본부가 AI 사용과 같은 유형의 부정행위를 별도로 분류해 관리해온 경우에만 공식 기록이 존재했기 때문에 확인된 사례들은 전체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디언은 올해 5월까지 집계치를 바탕으로 추산해볼 때 2024~2025년 AI를 사용한 부정행위는 학생 1000명 당 7.5건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AI를 활용한 부정행위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수법의 표절은 줄어들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22~2023년 대학생 1000명당 19건이던 표절 건수는 2023~2024년에 15.2건으로 감소했다. 가디언은 올해 5월까지 집계치를 바탕으로 2024~2025년도의 표절 건수는 1000명 당 8.5건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레딩대 연구진은 지난해 대학 자체 평가 시스템을 시험해본 결과 AI가 생성한 과제를 제출했을 때 들키지 않을 확률이 94%에 이르렀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의 공동 저자인 피터 스카프 레딩대 심리학과 부교수는 “적발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AI 탐지는 표절과는 매우 다르다. 표절은 복사한 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지만, AI 사용 의심 상황에서는 그것을 입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