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역사교육 단체 ‘리박스쿨’과 연관된 강사 43명이 전국 57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진행 중인 전수조사의 중간 결과여서 연루 강사와 학교 수는 늘어날 수 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 외에 운영하는 교육과 돌봄이 연계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교육부는 16일 ‘늘봄학교 프로그램 전수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6·3 대통령 선거 직전 리박스쿨이란 단체가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초등학생에게 ‘극우 사상’을 주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교육부는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리박스쿨 관련 기관에서 교육을 이수하거나 자격을 취득한 강사 43명이 7개 시·도교육청에 속한 57개교에서 늘봄학교 수업을 진행했다. 교육부는 이들이 맡은 수업 프로그램이 과학과 체육 등 예체능 계열이었고, 역사 교육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리박스쿨 손모 대표가 설립한 ‘한국늘봄교육연합회(연합회)’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와 사기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연합회가 지난 2월 서울교대와 업무 협약을 맺을 당시 ‘사단법인’을 사칭한 정황이 있다고 봤다.
서울에서는 서울교대 등이 연합회와 업무 협약을 맺고 서울 지역 10개 학교에 프로그램을 공급했다. 현재 프로그램은 중단됐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 수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외에도 부산, 인천, 광주, 대전, 경기, 강원 등에서도 리박스쿨과 연관된 프로그램이 운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극우 사상 주입을 포함해 교육 중립성 훼손 사례가 확인되진 않았다”며 “이달 말까지 교육청과 함께 해당 학교를 현장 점검한 뒤 교육의 중립성 위반 등의 문제가 실제 발생했는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