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태윤·카리스, LPL에서 만개할 줄 알았냐고요?”

입력 2025-06-16 10:00
e스포츠 전문 에이전시 쉐도우 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권현구 기자

최근 중국에서는 WE의 ‘태윤’ 김태윤과 ‘카리스’ 김홍조가 좋은 활약을 펼쳐 2025 LPL 스플릿2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연말 LCK에서 자리를 잡지 못해 쫓겨나다시피 했던 두 선수에게 LPL이란 새로운 무대, WE란 새로운 둥지가 더할 나위 없이 알맞았던 셈이다.

두 선수는 e스포츠 전문 에이전시 쉐도우 코퍼레이션 소속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부진했던 두 선수의 진로와 차기 행선지를 어떻게 설정하고, 이들이 만개할 수 있게끔 도왔을까.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의 사무실에서 그를 만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에이전시 소속 선수인 김태윤과 김홍조의 WE가 LPL 스플릿 2 4강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LCK에서 부진했던 선수들이기에 놀라운 결과입니다. 두 선수와 WE가 올해 이렇게까지 좋은 성적을 거둘 거로 예상했는지요.
“사실 김태윤은 그동안 이상하리만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선수예요. 김태윤은 아마추어 시절, DRX 3군에 있던 시절부터 눈여겨본 선수입니다. 2022시즌 종료 후에도 LPL 러브콜이 있었지만 그땐 김대호 감독을 따라 광동 프릭스(現 DN 프릭스)로 갔어요. 아쉽게도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요.
사실 지난 이적 시장에서 김태윤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마침 WE가 트라이아웃을 개최한다고 해서 그를 추천했습니다. 거기서 성적이 꽤 괜찮게 나왔습니다. 서포터 ‘뱀파이어’ 자오 저찬의 에이전트와 의논해서 두 선수를 WE의 바텀 듀오 퍼즐로 완성했죠.
트라이아웃이다 보니 팀의 멤버가 계속 바뀌는 상황이었습니다. 확정된 게 없었지요. 저희가 먼저 ‘뱀파이어’ 측 에이전트에게 김태윤과 바텀 듀오로 합류하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했습니다. 두 선수도 서로의 실력을 인정해 흔쾌히 동의했고요. ‘뱀파이어’가 먼저 계약을 체결하고 곧바로 김태윤도 팀에 합류했습니다.”

-김태윤은 LCK에서 만개하지 못한 유망주였습니다. 마음고생이 컸을 듯한데요.
“네. 마음고생을 정말 많이 했죠. 왜 경기력이 저조했는지 명확한 이유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더욱 그랬습니다. 저희가 선수와 상의하며 내린 결론은 주변 환경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김홍조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LCK 외의 리그 중에 가장 수준이 높은 LPL을 차기 행선지로 잡았습니다. 최근 2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저는 여전히 김태윤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LPL로 시선을 돌린 것도 있습니다. 원거리 딜러가 싸움 각을 보는 능력을 기르기엔 LPL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지요. ”

-최근 직접 중국에 다녀왔다고 했는데요. 선수와 대화를 나눠봤는지요.
“이번엔 선수와 직접 만나지는 않았어요. 중요한 대회 기간이니까요. 그래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아요. 요즘엔 행복해하죠. 스스로 실력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고요. WE에서는 ‘내년에도 잘 부탁한다’고 하더군요.(웃음) 저도 웃으면서 ‘고맙다’고 했지요. 선수와 팀의 윈윈 사례가 될 것으로 봅니다.
저도 WE와 김태윤이 이 정도로 좋은 성적을 낼 거라고는 예상 못 했습니다. 아마 아무도 예상 못 하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김태윤과 김홍조가 팀에 어느 정도의 기반은 만들어줄 거란 믿음은 있었어요. 둘 다 환경을 바꾸면 만개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지요. 이적 시장 당시에도 WE에 그런 점을 어필했고요.”
한국e스포츠협회 제공

-김홍조도 데뷔 전부터 받았던 많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선수였습니다.
“김홍조는 한 LCK 팀에서 2군 멤버로 영입하고 싶다고, 좋은 조건으로 제안했어요. 그것도 나름 매력적인 선택지였습니다. 한국은 그에게 익숙한 환경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김홍조가 조금 더 고생하더라도 해외 무대에 도전해보는 게 낫겠다고 봤습니다. 익숙함을 포기하고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어야 선수가 제 기량을 모두 발휘할 거라고 봤어요. WE는 숙소와 연습실 그리고 경기장이 모두 한 건물에 있습니다. 게임만 할 거라면 밖으로 나갈 일이 없어요. 그런 면에선 최고의 팀이죠.”

-이 선수들이 만개할 수 있도록 에이전트로서 지원해준 것들이 있습니까.
“경기 외적으로 해줄 수 있는 케어를 해주고는 있습니다. 선수의 가족을 대신해 양국을 오가며 필요한 걸 지원해준다든지, 팀 관계자들에게 ‘우리 선수를 잘 부탁한다’고 요청한다든지 하는 일들이요. 하지만 그 이후로 선수들이 낸 성적과 경기력은 모두 그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겁니다.”

-‘카엘’ 김진홍 얘기도 해야겠죠. LPL 퍼스트 팀에 선정되고 결승에 올랐습니다.
“김진홍은 2023시즌 종료 후에 LPL로 갔습니다. 한국인 서포터가 오랫동안 LPL에 진출하지 않은 시기였지요. 그런데 그때 LCK 대부분의 서포터가 이적 시장에 나왔습니다. LCK에서는 선수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고 봤어요.
강점은 뛰어난 메카닉(피지컬), 단점은 콜 능력이라는 게 당시 국내에서 김진홍에 대한 평가였어요. 선수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그걸 잘 살릴 수 있는 선택지를 찾는 게 에이전트로서의 역할이었으니 차기 행선지로 LCK보다 LPL이 더 적합하다고 봤습니다. 때마침 AL에서 김진홍에 대한 관심을 어필했어요. 그 팀이 선수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해줬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김진홍도 낯선 곳에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습니다.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한번 확고하게 마음을 먹은 뒤로는 180도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LPL에 가장 잘 적응한 선수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중국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쭉 LPL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방향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물론 작년보다 올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플랑드레’ 리 쉬안쥔이나 ‘타잔’ 이승용처럼 훌륭한 팀원들 덕도 있다고 봅니다.”

*김진홍이 속한 지난 AL은 14일 LPL 스플릿 2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LCK 제공

-업계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는 직업입니다. 최근 한중 e스포츠 시장의 동향은 어떻습니까.
“우선 한국 선수들은 LCK 선호도가 전보다 높아졌습니다. 막상 한 번이라도 LPL에 가본 선수들은 LPL로 돌아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거기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선수들도 있고요. 하지만 처음 진출 기회가 생긴 선수들은 타지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입니다.
팀의 시선에서 보자면, 여전히 한국 선수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히 게임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소통 능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현지 언어 습득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현지 선수들과 잘 어울리려는 자세가 돼 있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팀들도 저희에게 데려가고 싶은 선수의 성격과 태도가 어떤지를 많이 물어봅니다.”

-몇 년 새 선수들의 연봉 규모가 줄었다고 하던데요. e스포츠에 정말 겨울이 왔습니까.
“확실히 몇 년 전만큼 선수들의 연봉 규모가 크진 않습니다. 잘하는 선수들, 정상급 선수들의 대우는 여전합니다. 대신 중·하위권 선수들한테는 팀들이 지갑을 열지 않아요. 차라리 신인을 써보려고 하죠. 시장이 냉정해졌습니다. 이건 국내뿐 아니라 중국이나 다른 해외 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선수가 부족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열심히 기량을 연마해온 신인급 선수들에겐 지금이 기회예요. 등용문이 넓어졌으니까요.”

-BNK에서 콜업된 뒤 젠지로 간 ‘듀로’ 주민규가 좋은 예시겠군요.
“사실 주민규는 젠지의 팀원들이 다 워낙 훌륭하니까요. 본인이 압박감을 견뎌내기만 한다면 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어요. 물론 누구보다도 강한 프레셔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아마 경기 후 피드백을 하더라도 주민규 위주로 했을 거고, 팀원들이나 코치진도 주민규한테 가장 많은 걸 알려주고 요구했을 테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건강하게 버티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LCK컵 당시에 주민규랑 한 번 밥을 먹은 적이 있어요. (가장 부진했을 때죠.) 맞아요. 그땐 완전 산 송장 같았어요. 제가 다 기운이 빠지더라고요. 원래는 정말 밝고 재밌는 성격의 친구인데 말이죠. 함께하는 사람들의 에너지 레벨까지 높여주는 선수인데…정말 힘들어했습니다. 그 시기를 잘 버텨낸 지금은 본인의 환경에 만족하는 듯해요. 더 잘하고 싶다는 향상심도 강하고요.”
e스포츠 전문 에이전시 쉐도우 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권현구 기자

-서양 리그는 어떨까요. LTA와 LEC도 지갑을 닫았나요.
“연봉 규모는 줄었지만 서양은 여전히 기회의 땅입니다. 이미 LTA에선 ‘쿼드’ 송수형이나 ‘퀴드’ 임현승, ‘리버’ 김동우 등이 활약하고 있어요. ‘타나토스’ 박승규, ‘로키’ 이상민, ‘쿠리’ 최원영도 마찬가지지요. 저는 LTA를 가능성과 기회의 리그로 보고 있어요. 북부 리그와 남부 리그의 균형이 맞춰지기만 한다면 더 크게 흥행할 여지가 있습니다. LEC는 지역별 하부 리그의 구조가 탄탄한 게 특징입니다. 다만 한국 선수들이 이곳에서 활약하기 위해선 커뮤니케이션, 즉 영어가 돼야 합니다. 여기선 소통 능력이 게임 실력만큼 중요합니다.”

-코치 시절 본인이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게 에이전트로 변신한 계기가 됐다고요.
“맞습니다. 저도 원래 e스포츠 코치·분석가 출신입니다. 북미 팀에서 일방적인 계약 해지를 당했어요. 너무 억울해서 북미 에이전시나 국내 유명 로펌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북미 에이전트들이 제 사정을 안줏거리 삼는 걸 듣게 됐죠. 저런 사람들도 에이전트라고 하고 다니는데 저라고 못 할 게 있을까 싶더군요. 곧바로 인터넷에 ‘스포츠 에이전트’를 검색해보고 관련 학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다시 프로팀에 코치로 들어갔지만 거기서도 틈틈이 공부하면서 에이전시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지금의 쉐도우 코퍼레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가장 힘들었던 건 에이전시로서 인정받는 거였어요. 아시다시피 한국 e스포츠에는 공식적으로 에이전트와 에이전시가 없던 시기였습니다. 관련 제도도 없다시피 했고요. 선수들한테도, 팀한테도 저희의 존재 이유와 쓸모를 인정받기가 어려웠죠.”

-쉐도우 코퍼레이션의 1호 선수는 누구입니까.
“‘킹겐’ 황성훈과 ‘제카’ 김건우가 저희 에이전시의 1·2호 선수입니다. 친분이 있던 것도 아니고,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솔로 랭크에서 두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연락처를 수소문하거나 게임 친구추가를 요청해서 알게 된 겁니다. 처음 성훈이를 만나러 대구에 내려갔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 선수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당시 솔로 랭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었습니다. 프로게이머는 인성도 중요한 직업인데 둘은 사람도 참 좋습니다. 그러니 될성부른 떡잎이었달까요. 두 선수는 아직도 쉐도우 코퍼레이션 소속이에요. 저로선 너무 감사한 일이죠. 이밖에 ‘오너’ 문현준이나 ‘딜라이트’ 유환중, ‘버서커’ 김민철도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아카데미 시절부터 알고 지내면서 신뢰를 쌓았고,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고마운 선수들입니다.”
라이엇 게임즈 제공

-전 세계 많은 프로게임단과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특별히 비결이 있습니까.
“저는 억지로 관계를 맺는 건 선호하지 않아요. 오히려 서로 만나야 할 이유가 확실하게 있을 때, 그럴 때 협상을 해야 더 돈독한 신뢰 관계가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저희 선수들 한 번만 봐주세요’하는 태도로 해외 팀들과 만나진 않았어요. 대신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으려고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미리 좋은 선수들과 에이전트 계약을 체결했죠. 신인 선수를 찾고, 솔로 랭크 게임을 맨날 보고, 아카데미 리그에도 자주 얼굴을 비추고.
저는 한국 선수들이 커리어 시작을 해외에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김건우도 그런 케이스였고요. 소속 선수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개척해나갔으면 해서 각 지역의 중하위권 팀들은 물론 2부 리그 팀들과도 항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롤 모델이 미국 스포츠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라고요.
“돈은 스캇 보라스처럼 벌고, 대인 관계는 조르제 멘데스처럼 유지하자.(웃음) 둘이 제 에이전트로서의 롤 모델입니다. 보라스는 선수들에게 여러 차례 초대형 계약을 안긴 메이저리그 에이전트입니다. 일은 보라스처럼 하고 싶습니다. 유럽축구에서 활동하는 멘데스는 에이전트로서의 시작을 어린 선수들과 함께했습니다. 그가 맡은 선수와 코치들이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하는 동안 그 역시도 최고의 에이전트로 성장했지요. 선수들과 오랫동안 진심으로 소통하고 신뢰 관계를 형성하면서요. 그런 점을 본받고 싶어요.”

-에이전트를 비롯한 e스포츠 업계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오랜 세월 e스포츠인으로 있지만 사실 저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그건 에이전트로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무얼 하든 꾸준히는 했습니다. 제 좌우명은 ‘킵 고잉(keep going)’이에요. e스포츠 업계에 발을 들여다 놓으면 마음에 들지 않는 일과 마주하게 될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재능 없는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선 그 일을 더 꾸준히 해야 합니다.”
e스포츠 전문 에이전시 쉐도우 코퍼레이션 박재석 대표가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권현구 기자

-e스포츠 에이전트로서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최근엔 문현준의 T1 재계약 협상이었어요. 현준이가 팀과 팀 팬분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에이전트로서 협상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외에 종목 확장을 고민하던 중 발로란트 선수 ‘텍스처’ 김나라와 연이 닿아 발로란트 에이전시 사업을 전개하게 된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김나라는 우리의 1호 발로란트 선수입니다. 종목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지요.”

-앞으로 쉐도우 코퍼레이션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우선 e스포츠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퍼트리고 싶어요. 매년 소속 선수들과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프로게이머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봉사활동이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글로벌한 회사로 거듭나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꼭 한국 선수만 대리하고 한국 팀만 컨설팅해야 한다는 법은 없으니까요. 이번에 WE에서 김태윤·김홍조와 함께 깜짝 활약을 펼친 ‘몬키’ 왕 멍치를 아시지요? 이 친구가 EDG 출신이어서 ‘피셔’ 이정태와 친했어요. 예전에 ‘몬키’와 이정태, 저 이렇게 셋이서 한 번 밥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처럼 만개하기 전이었는데 그때부터 자신감 하나는 엄청나다고 느꼈죠. 그 넘치는 자신감이 지금 WE에서는 강점으로 발휘되고 있는 걸 보면서 저희만이 가지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다른 지역 선수와 팀의 미래를 컨설팅하는 것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이밖에 발로란트처럼 LoL 외에 다른 종목 선수들을 서포팅하는 것도 목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종목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e스포츠 월드컵(EWC)은 저희에게 좋은 나침반이 됩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