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침례회 ‘여성 목사 금지’ 2년 연속 부결

입력 2025-06-15 14:54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미국 남침례회(SBC) 연례 총회 현장 모습.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회(SBC) 총회에서 ‘여성의 목사 안수’를 금지하는 헌법 개정안을 2년 연속 부결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졌으며 3분의 2이상(66.7%)의 찬성이 필요했지만, 3421명(60.74%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다.

2년 연속 여성 목사 안수 금지 헌법 개정안이 부결되자, 남침례회 내부에서 교단 정체성을 지키려는 움직임과 개교회의 자율성을 존중하려는 입장이 충돌하며 논쟁이 재점화됐다.

남침례회는 전통적으로 남녀의 역할을 구분하는 ‘보완주의(complementarianism)’ 신학을 지지해왔다. 이에 따라 일부 교단 내에서는 여성 목사 안수를 명확히 금지하는 내용을 헌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반대 측은 해당 개정안이 교회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교단이 집중해야 할 본연의 사명에서 관심을 벗어나게 만드는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주장했다.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하이포인트침례교회의 후안 산체스 목사가 발의한 이번 개정안은 SBC 헌법 제3조 1항에 “성경이 명시한 자격에 따라 모든 목사 및 장로의 직분은 오직 남성에게만 허용돼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산체스 목사는 표결에 앞서 “이번 개정안은 교회 내에서 여성의 모든 역할을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보완주의’는 여성의 사역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여성이 남성과 함께 성경적인 질서 안에서 적절하게 사역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열린 SBC연례 총회에서도 ‘여성 목사 안수 금지’ 개정안은 61%의 찬성표를 얻었지만, 통과 기준인 3분의 2를 넘지 못해 부결됐다.

SBC 집행위원회는 2023년 ‘여성 목사 안수’를 이유로 캘리포니아의 새들백교회와 켄터키의 펀크릭 침례교회를 제명했다. 이와 함께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뉴스프링 교회처럼 교단을 자발적으로 떠나는 교회들도 나타나면서, 향후에도 교단의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개교회의 자율성을 중시하는 입장 간의 갈등과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